‘봄밤’ 속 각기 다른 관계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MBC 수목미니시리즈 ‘봄밤’은 결혼 이야기로 인해 오랜 연인 김준한(권기석 역)과의 권태로운 관계를 되짚어보려는 한지민(이정인 역), 감정을 억제하며 살아오던 싱글 대디 정해인(유지호 역)의 만남을 담고 있다. 연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흔들리는 그녀의 마음과 다가서면 안될 현실을 알면서도 자꾸만 나아가는 그의 발걸음은 섬세한 서사와 감정선을 통해 한층 설득력 있게 그려지고 있는 상황.
무엇보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일상 속 온전히 자기 자신을 바라봐주는 시선과 사소한 배려의 순간들은 이정인(한지민)과 유지호(정해인)가 서로 끌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준다. 마치 의무처럼 결혼을 생각하며 자신감과 자만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권기석(김준한)의 묘한 태도 또한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다.
이에 시청자들 역시 이정인과 유지호의 상황에 이입해 공감대를 형성,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다채로운 대화의 장이 열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 임성언(이서인 역)과 이무생(남시훈 역), 주민경(이재인 역)과 이창훈(박영재 역)의 이야기는 또 다른 단면을 보여준다. 먼저 극 중 인기 아나운서 이서인(임성언)과 치과 병원장이자 아내를 향한 자격지심을 가진 남시훈(이무생)이 이혼을 두고 갈등하는 불행한 결혼생활은 또 다른 생각할 거리를 안긴다.
부모들의 등살에 떠밀린 결혼, 쉽사리 이혼을 결정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적 지위와 환경들까지 현실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포인트가 포진해 리얼함을 배가하는 것.
반면 막내 동생 이재인(주민경)은 언니 이정인, 이서인과 달리 거침없는 사랑관을 보여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유지호의 친구이자 공시생인 박영재(이창훈)에게 반해 가감 없이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감정에 솔직하고 거리낌 없이 돌진하는 그녀의 모습은 답답함을 속 시원히 뚫어주며 유쾌한 웃음을 더하고 있다.
이처럼 사랑, 결혼, 연애에 대해 가지각색의 관계를 그려내며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는 ‘봄밤’은 5일 오후 8시 55분에 9, 10회가 방송된다.
진주희 기자 mint_pea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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