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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이는 강남 재건축, 서울 아파트값 반등 조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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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이는 강남 재건축, 서울 아파트값 반등 조짐일까

입력
2019.06.05 04:4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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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발표로 반사이익

대출규제 등 정부 기조 여전해

일반 아파트 관망세 이어질 듯

지난 4월 30일 잠실 주공5단지 모습. 연합뉴스
지난 4월 30일 잠실 주공5단지 모습. 연합뉴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각에선 28주째 하락하고 있는 서울 아파트값도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상승이 재건축 단지 만의 현상인데다, 정부 규제 기조도 여전해 전반적인 집값 상승의 신호탄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재건축 단지, 작년 고점 수준 회복세

4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서울 강남 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 아파트값은 작년 10월 이후 31주 만에 처음 동반 상승했다. 일등공신은 재건축 단지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28주 연속 떨어졌지만 재건축 단지는 5월 마지막주에 0.10%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3월 넷째주까지 20주간 하락세를 보였지만 4월부터는 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승폭도 5월 첫째 주 0.01%에서 점차 커지는 추세다.

송파구(0.16%) 재건축 아파트가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강동구(0.13%), 강남구(0.12%), 서초구(0.05%)가 그 뒤를 이었다. 송파구에서는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잠실 주공 5단지가 전주 대비 500만~1,000만원 정도 올랐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해 9월 19억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초 16억원 초반에 팔리며 3억원 가량 떨어졌다. 그러나 3, 4월에는 16억~17억원대 급매물이 소진됐고 지난달에는 18억2,9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연초보다 2억원 가량 오른 셈이다. 현재 호가는 18억5,000만원으로, 전 고점에 가까워지는 추세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주간 매매 변동 추이. 박구원 기자
서울 재건축 아파트 주간 매매 변동 추이. 박구원 기자

강남 재건축의 대표주자인 은마아파트 역시 지난달 전용면적 84㎡가 18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 신고가(17억7,000만원)보다 5,000만원 오른 셈이다. 은마아파트도 지난해 9월 20억5,0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9ㆍ13 대책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고 올해 초에는 16억6,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 급매물이 풀리기 시작했고 현재 19억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이밖에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2차 중대형 면적도 호가가 전주보다 5,000만원 정도 올랐고 개포동 주공1단지는 3,500만~5,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주공고층 1단지 역시 2,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이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온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수요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몸값을 낮춘 급매물을 중심으로 속속 거래가 이뤄지자 호가도 덩달아 오른 셈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고 일부 재건축 단지는 급매물 거래 후 추격 매수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최근 3기 신도시가 고양시와 부천시로 확정되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된 점 역시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일반 아파트는 조정양상 이어갈 것”

시장에서는 꽁꽁 얼어붙었던 아파트 매매시장도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재건축 아파트는 시장의 호재와 악재에 반응해 가장 먼저 가격이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두 자릿수를 오가던 강동구와 서초구의 월 거래량이 각각 180건, 144건으로 6개월만에 100건을 훌쩍 넘어서고, 강남구(236건)와 송파구(282건)도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을 볼 때 집값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가 전반적인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 실제 일반 아파트 값은 올 초보다 낙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하락세다. 특히 지난달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값은 일주일 새 0.01% 떨어졌는데,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만 따질 경우 낙폭이 0.03%로 커졌다. 성북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0.12%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강서(-0.11%)와 서대문(-0.10%) 노원(-0.08%)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재건축 일반 아파트가격. 박구원 기자
재건축 일반 아파트가격. 박구원 기자

매수심리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KB부동산이 집계한 지난달 마지막 주 서울의 매수우위 지수는 46.3으로, 기준치인 10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작년 같은 기간(79.4)와 비교해도 60% 수준에 그친다. 매수우위지수는 100 미만일 경우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이미 9ㆍ13 대책 이후 단기 낙폭이 컸고, 3기 신도시 발표의 영향권에서도 벗어나 있기 때문에 상승폭이 큰 것”이라며 “정부의 대출규제도 여전한데다 거시경제도 불안한 상황인 만큼 일반 아파트값은 당분간 조정양상을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돈줄 죄기에 나선데다 세금 강화 조치도 이어가고 있어 수요자가 적극 시장에 뛰어들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처럼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정과 보합이 반복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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