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과학수사전문가들 대구서 학술세미나…
전국의 내로라 하는 과학수사 전문가들이 4일 대구지방경찰청 10층 무학마루에 모였다. 경찰 연구원 군 대학 등 공공 및 감정기관과 연구기관 등 과학수사 분야 종사자 100여 명이 ‘수사권 조정에 따른 과학수사 전문성 강화’를 주제로 한 학술세미나에서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는 열정뿐 아니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과학수사가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세미나는 대구경찰청 과학수사발전연구회와 한국혈흔형태분석학회가 주최ㆍ주관했다.
이상한 과학수사발전연구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전문 학회 공동세미나를 통한 과학수사 발전방안 모색과 적용방안 등 정보공유를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게 됐다”며 “과학 수사 분야 종사자 분들의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과학수사의 전문성 강화를 강조했다.
김영규 한국혈흔형태분석학회장은 “수사는 열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꼼꼼한 채증과 냉철한 판단력, 이를 뒷받침하는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며 “각 사건에 적용된 다양한 형태의 현장 재구성 기법을 총망라해 공유하는 등 과학 수사 발전을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서영일 국과수 흔적연구실장 등 16명이 ‘수사권 조정에 따른 과학수사 전문성 강화’를 주제로 분야별 기조발표를 했다.
서 실장은 ‘예기에 의한 살인사건 재구성’을 주제로, 칼과 같은 예기를 사용한 살인사건을 재구성해 다양한 비산혈흔과 분출혈흔이 가격 시 어떻게 생성되는 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피해자에게 출혈이 발생한 이후 칼 등의 예기로 가격할 때 마다 휘두름 이탈혈흔이나 정지이탈혈흔이 생성 되는 등 행위에 따라 다른 혈흔형태가 발생한다”며 “예기에 의한 다양한 혈흔형태를 통해, 향후 다른 사건 분석 등 활용 시 유혈사건재구성 기법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노섭 한림대 교수는 ‘수사구조 개혁과 수사결과의 신뢰성 향상 방안’을 주제로, 논증의 시각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논증의 시각화는 변호인의 주장이나 가설을 사전에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제거하거나 약화시킴으로써 수사결과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은중 전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경사는 올해 3월 전주시 덕진구에서 발생한 승용차 변사사건을 기반으로, ‘혈흔형태분석을 통한 존속살인 사건 현장 재구성’을, 윤상연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수사관과 과학수사요원의 인지적 편향 및 판단 오류’에 대해 강연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과학수사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현장 정보 공유 등을 위해 전국에서 과학수사분야에서 내로라 하는 전문가들이다. 전국의 지방경찰청과 해경, 국과수, 경북대 법의학교실은 물론 군수사관 10명 등 100여 명에 이른다.
참가자들은 발표와 함께, 진행된 실제 범죄현장을 가장해 진행한 가상현장 체험과 대구청 과학수사 사무실 등 청사견학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강원지방경찰청이 주도한 가상현장 체험은 참가자들의 질문세례가 쏟아졌다. 사건현장에 흩뿌려진 충격비산혈흔(상처가 나면서 혈액이 고인 부분에 충격이 가해질 때 흩뿌려지게 되는 피의 흔적)을 단서로 3D스캐너를 활용해 실제 살인현장을 재현할 수 있어, 증거를 글이 아닌 시각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법정에서 증거 입증에 효과적인 등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영역이다.
김 회장은 “이번 세미나가 다양한 유형의 범죄수사에 대처하는 첨단과학수사의 기술적 부분과 응용, 활용 등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교류의 장이 된 것 같아 의미 깊다”며 “현장의 단 하나의 증거도 놓치지 않는 과학수사의 힘과 능력을 바탕으로 수사의 신뢰성을 향상시켜 국민을 위하고 인권을 지키는 수사를 펼쳐나겠다”고 말했다.
대구=윤희정 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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