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나선 21개 커피전문점ㆍ패스트푸드점의 일회용 컵 수거량이 9개월 만에 72%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매장 수와 테이크아웃 판매가 늘면서 전체 일회용 컵 사용량은 3.4%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환경부는 지난해 5월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21개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해 6월부터 올 5월까지 이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4일 공개했다. 21개 브랜드는 던킨도너츠ㆍ스타벅스ㆍ엔제리너스ㆍ이디야커피ㆍ커피빈앤티리프ㆍ투썸플레이스ㆍ파스쿠찌ㆍ할리스커피 등 16개 커피전문점, 롯데리아ㆍ맥도날드ㆍ버거킹ㆍKFCㆍ·파파이스 등 5개 패스트푸드점이다.
자발적 협약에 참여한 업체는 모두 손님에게 다회용 컵 사용을 권장하고 다회용 개인 컵 사용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분리배출과 재활용이 쉽도록 일회용 컵 재질을 페트(PET)로 단일화했다.
지난해 8월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수도권 지역의 1,000여개 매장을 조사한 결과 81% 이상 매장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하고 있었다. 매장 내 일회용 컵 수거량은 지난해 7월 206톤에서 올해 4월 58톤으로 72% 줄었다.
개인 컵 사용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별로 개인 컵을 사용하면 100∼400원을 할인해주고 있는데, 지난 1년간 제공한 할인 혜택 건수는 1,023만7,888건, 할인금액은 29억4,045만원에 달한다.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하려는 노력도 줄을 이었다. 스타벅스는 플라스틱을 대체해 종이로 만든 빨대를 도입했고, 엔제리너스 스타벅스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투썸플레이스 등에서는 빨대가 필요 없는 컵 뚜껑을 도입했다.
다만 커피전문점ㆍ패스트푸드점 매장 수가 늘고 테이크아웃 판매가 줄지 않으면서 전체 일회용 컵 사용량은 크게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9,138곳이었던 21개 업체의 매장이 지난해 1만360곳으로 1년 사이 1,222곳 늘어나면서, 같은 기간 일회용 컵의 총 사용량은 7억137만개에서 6억7,729만개로 3.4% 줄어드는 데 그쳤다. 매장당 일회용 컵 사용량 기준으로는 2017년 7만6,376개에서 2018년 6만5,376개로 14.4% 감소했다.
이채은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다회용 컵 사용으로 매장 내 1회용 컵 사용량은 급격히 줄어들었으나, 테이크아웃 시 이용하는 컵 사용량이 크게 줄지 않고 있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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