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블로거 쭌스가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시승에 나섰다.
이번 시승을 위해 준비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랜드로버에 있어 강인하고 오프로더의 감성을 강조한 ‘디스커버리’ 디비전의 엔트리 사양이다. 기존의 랜드로버에 대비 더욱 합리적이면서도 랜드로버의 감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존재로서 국내 시장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모델이다.
과연 자동차 블로거, 쭌스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어떻게 평가할까?
합리적으로 즐기는 랜드로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디자인은 보는 순간 ‘컴팩트 랜드로버’ 그리고 ‘합리적인 랜드로버’라는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실제 차량의 크기도 여느 랜드로버에 비해 작은 4,590mm에 불과하고 전폭이나 전고, 휠베이스 또한 그리 인상적인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실루엣에 있어서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와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떠올리게 하여 ‘랜드로버의 DNA’가 강하게 전달된다.
랜드로버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 그리고 세련된 디테일의 전면 범퍼 등이 자리하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한다. 여기에 측면에서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특유의 ‘표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표현 덕에 차량이 조금 더 커보이는 효과 또한 얻은 모습이다.
후면 디자인 역시 랜드로버의 감성이 잘 드러난다. 디테일이 잘 표현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랜드로버 고유의 감성이 드러나는 스케일을 강조한 디자인인 덕에 도로 어디에서 보아도 ‘랜드로버’라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다만 반대로 이러한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다.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경우야 좀 다르겠지만, 사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고유의 매력과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그리 많지 않은게 사실이다. 이러다 보니 ‘레인지로버 이보크’나 레인지로버 벨라’ 등에 살짝 가려진 느낌이 든다.
살짝 엿볼 수 있던 보수적 랜드로버
실내 디자인과 구성 또한 랜드로버 고유의 감성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균형감을 강조한 대시보드와 오렌지 컬러로 칠해진 가죽, 그리고 모노톤으로 차분하고 간결하게 그려진 실내 레이아웃은 다수의 소비자들을 만족하게 만든다. 게다가 소재 및 마감 등에 있어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 모습이다.
물론 최근의 랜드로버들이 센터페시아에 새로운 디스플레이 패널을 더해 다양한 기능을 조절하는 ‘터치 프로 듀오’를 탑재한 것에 비해 아직도 아날로그 감성이 돋보이는 구성을 담고 있어, ‘살짝 과거의 랜드로버’라는 느낌이 명확히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바로 도어트림의 표현이다. 가죽과 우레탄, 메탈 피니시의 패널은 물론 손잡이 안쪽에 살포시 자리한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의 엠블럼까지 보는 이의 기분을 절로 흥겹게 만드는 부분이다. 대다수의 사람들도 이 부분의 만족감이 상당히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간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없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엔트리 랜드로버라 그 공간이 다소 작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막상 도어를 열고 또 트렁크 게이트를 열어보니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과 여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1열과 2열 모두 그 디자인이나 착좌감, 그리고 고급스러움 부분에서 부족함이 없는 시트를 제공해 탑승자의 만족감을 높이며, 레그룸과 헤드룸도 체격에 비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2열 시트의 경우 리클라이닝까지 지원하니 따로 더 ‘요구’할 것이 없어 보였다.
트렁크 게이트를 열어보면 트렁크 플로어가 조금 높게 느껴지지만 기본적으로 적재 공간의 형태나 마감, 그리고 깊이 등이 무척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2열 시트를 폴딩 할 때에는 여느 중형 SUV들과 비교를 하더라도 크게 뒤쳐지지 않는 여유를 확인할 수 있어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이들의 파트너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에서 만나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매력
사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그 동안 관심 밖에 있는 존재였다.
아무래도 랜드로버의 국내 판매에 있어 상위 모델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고, 또 엔트리 사양에서는 디스커버리 스포츠 쪽보다는 레인지로버 이보크 쪽에 관심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과연 어떤 가치와 매력을 품고 있을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디비전이 어떤 방향을 추구하고 있는지 단서를 남겨주는 차량이자 또 한편으로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감성의 한 조각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존재였다.
180마력과 43.9kg.m의 토크를 내는 2.0L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사실 다른 재규어, 랜드로버의 차량을 통해 먼저 경험했던 엔진인데, 이 엔진은 2톤을 웃도는 디스커버리 스포츠에게 딱 알맞은 출력을 선사했다. 발진 가속이나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에서도 부족함이 없었다.
게다가 43.9kg.m의 토크가 발산되는 그 느낌은 말 그대로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역동성을 닮은 모습이다. 이와 함께 인제니움 디젤 엔진 특유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정숙성이나 엔진 반응 또한 우수한 편이라 대다수의 운전자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
여기에 9단 자동 변속기의 조율이 무척 잘되어 있어 운전자가 마주하는 대다수의 상황을 능숙하고 부드럽게 표현한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엔트리 모델인 만큼 AWD 시스템 등의 조절 기능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아 차량 스스로의 판단에 의존을 해야 한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오프로더의 감성이 드러나기 보다는 ‘오프로더’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온로드 드라이빙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셋업을 갖췄다. 시승을 하며 오프로드 주행을 하지 않고, 100% 온로드 주행만을 소화했음에도 주행 내내 여느 도심형 SUV, 혹은 프리미엄 SUV들과 비교를 하더라도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입문자를 위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랜드로버는 사실 가격이 부담스러운 프리미엄 SUV다.
그리고 또 반대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존재다. 그런 의미에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랜드로버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최적의 선택지라 할 수 있겠다. 특히 먼훗날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원하는 이라고 한다면 ‘중간과정’으로 권하고 싶은 존재라 생각된다.
물론 최근 불거진 AS 및 품질 이슈에 대해서 랜드로버 스스로가 더 적극적인 자세로 극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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