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바닥 외신’은 세계 각국의 관심 가는 소식을 짧고 간결하게 전달합니다. 월~금요일 오후에 만나실 수 있습니다.
◇보르네오섬 ‘덤보’ 코끼리에 무슨 일이?
덩치에 비해 큰 귀 때문에 '덤보'로 불리는 피그미 코끼리가 말레이시아령 보르네오섬에서 폐사 직전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3일(현지시간)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보르네오섬의 사바주(州) 야자수 농장에서 피그미 코끼리 한 마리가 바닥에 엎드려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것을 주민들이 발견해 야생동물 보호 당국에 신고했다.
5∼7살로 추정되는 수컷 코끼리는 총에 맞은 흔적은 없지만, 등에 난 상처에 구더기가 들끓을 정도로 세균감염이 심하고 네 발로 설 수 없는 상태였다.
사바주 야생당국의 오거스틴 투우가 국장은 "피그미 코끼리가 처음 한 주 동안은 먹는 것도 거부했다"며 "상처를 치료하고 약을 먹였더니 조금씩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피그미 코끼리는 다 컸을 때 키가 2.4m 정도로, 아시아코끼리 중 가장 작은 코끼리다. 야생개체 수가 1,500마리에 불과한 멸종위기종이다. 작년에만 피그미 코끼리 27마리가 독살이나 밀렵,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 등으로 죽었고, 올해 2월에도 두 마리의 사체가 발견됐다.
◇”러시아, 베네수엘라서 군사 자문 인력 대폭 철수”
베네수엘라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지원하는 러시아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자문 인력을 대폭 철수시켰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국방부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 로스텍(Rostec)이 수년 전 1,000여명에 달했던 인력을 최근 수십 명으로 줄였다”고 2일 보도했다. 이 같은 인력 철수는 양 측이 새로운 계약을 맺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존 계약에 대해서도 마두로 정권이 자문료를 지급할 돈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텍은 그 동안 베네수엘라에서 군부대 훈련을 지원하고 무기 계약 체결에 대해 자문하는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이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을 강조해온 마두로 대통령에게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월 300톤이 넘는 의약품과 원조물자를 보낸 데 이어 3월에는 군인 100여명을 태운 군용기 두 대를 베네수엘라에 파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발하며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에서 즉시 나가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러시아는 군 파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군사기술 협력을 위한 것”이라고 발뺌해왔다.
◇보잉737 맥스, 부품 결함 추가 발견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잇따라 추락사고가 발생해 전세계적으로 운항이 금지된 보잉737 맥스 여객기에서 부품 결함이 추가로 발견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보잉737 맥스와 보잉737 넥스트제너레이션(NG) 기종에서 균열 우려가 있는 부품이 발견돼 교체를 명령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우려가 제기된 부품은 주 날개 앞부분의 ‘리딩 엣지 슬랫 트랙(양력조정용 조종장치)’으로, 이착륙 시 여객기가 저속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 장치다. 해당 부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추락까지는 아니지만 비행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FAA는 전했다.
하청업체가 제작한 해당 부품은 737 맥스 179대, 737 NG 133대 등 총 312대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FAA는 10일 안에 문제가 된 부품을 전부 교체하라고 보잉사에 요구할 계획이며, 보잉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추가 점검 및 부품 교체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함은 지난 3월 3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티오피아 여객기 참사 이후 FAA와 보잉이 공동으로 진행해온 조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돈 되는 연구만 하라고? 학문의 자유 보장하라” 헝가리 과학계 시위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과학 개혁’ 방침에 반대하는 헝가리 과학계의 시위가 열렸다. 2일 오후 수도 부다페스트 혁신부 앞에 과학계 인사 수천 명이 모여 “과학의 자유” “학문의 자유”를 외쳤다고 현지 언론 ‘index.hu’가 보도했다.
이번 시위는 헝가리 과학원 소속 연구 기관에 대한 개혁을 시도하는 오르반 총리의 계획이 현지 언론에 의해 유출되면서 과학계의 불만이 높아진 것이 원인이 됐다. 오르반 총리의 개혁안은 ‘직접적 경제적 이익이 되는’ 과학적 연구에만 공적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르반 총리의 개혁안이 과학원의 재산을 실질적으로 국유화하면서 학문의 자율성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카데믹워커스포럼의 유디트 가르도스는 index.hu에 “우리는 정부 관료들이 연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전 세계 어떤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이러한 경우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르도스는 “젊은 연구자들이 대규모로 헝가리를 떠날 수도 있다”고 우려의 말도 덧붙였다.
◇’내정간섭ㆍ막말 논란’ 트럼프, 유럽으로 출국
출국도 전에 도 넘은 훈수와 막말로 온갖 구설을 양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를 타고 첫 방문지인 영국으로 향했다. 그는 이튿날 영국에 도착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등 왕실 일가를 만나고 퇴임을 앞둔 테라시 메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아일랜드와 프랑스를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유럽 방문은 출발 전부터 온갖 잡음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영국 일간 더선 인터뷰에서 메건 마클 왕자비에 대해 "그가 (그렇게) 형편없는지(nasty)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트위터에 "나는 결코 메건 마클을 '형편없다'고 부른 적이 없다. 가짜뉴스 미디어가 지어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더선이 공개한 육성 녹음파일엔 해당 발언이 버젓이 녹음돼 있었다. 선데이타임스 인터뷰에선 “영국 정부는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협상에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를 보내야 한다”고 말해 내정간섭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CNN방송은 이날 “트럼프가 이번 주 해외에서 중요한 일을 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여행에서 좋은 일보다는 해를 더 많이 끼치기 때문에 방문국들은 아마도 그가 그냥 집에 있기를 바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우방국과의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며 “유럽에서 ‘러시아’라는 단어를 절대 입밖에 꺼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다페스트=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