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국 해병대도 극찬한 ‘경찰 화랑부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국 해병대도 극찬한 ‘경찰 화랑부대’

입력
2019.06.03 15:47
수정
2019.06.03 18:52
27면
0 0

6ㆍ25 때 기관총 부대로 중공군 저지 활약

18명 중 6명만 유공자

경찰 “유공자 등록 추진하겠다”

경남경찰청이 올해 1월 기록실에서 발견한 유엔종군기장 수여대상자 조사명부 표지. 이 문건은 유엔사령부가 1957년 작성했다. 경찰청 제공
경남경찰청이 올해 1월 기록실에서 발견한 유엔종군기장 수여대상자 조사명부 표지. 이 문건은 유엔사령부가 1957년 작성했다. 경찰청 제공

경찰이 1950년 6ㆍ25 전쟁 당시 가장 처절한 전투 중 하나로 꼽히는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경찰관 18명의 명단과 이들의 활약상을 담은 문건을 찾아냈다. 뛰어난 전공을 세웠지만 정작 참전 유공자로 등록된 경찰관은 6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1950년 겨울 함경남도 장진군에서 벌어진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경찰관 명단과 이들의 전공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장진호 전투는 영하 40도에 이르는 혹한 속에서 유엔군과 중공군이 치른 치열한 전투다. ‘인천상륙장전’, 낙동강전선의 ‘다부동전투’와 함께 6ㆍ25 전쟁 구국의 3대 전투 중 하나다.

장진군 전투에 한국 경찰이 참전한 사실이 일부 문건에서 나오긴 했지만, 구체적 기록물이 없어 경찰의 참전 규모와 세세한 활약상은 그간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이에 경찰청은 지난해부터 전국 지방청에 장진호 전투와 관련된 문건을 찾아보라고 지시하는 등 자료 수집에 나섰다. 실마리는 올해 1월 경남경찰청이 기록실 한 켠에서 ‘유엔종군기장 수여대상자 조사명부’를 발견하면서 풀렸다. 유엔사령부가 전쟁이 끝난 뒤인 1957년 작성한 이 문건엔 6ㆍ25 전쟁 당시 공비토벌 등에 나선 경찰관 3,800여 명의 명단이 기록됐다. 경찰은 이 문건을 샅샅이 뒤져 장진호 전투에 참가한 경찰관 18명의 명단을 최초로 확인했다.

6ㆍ25 참전 경찰관은 수만 명으로 추정되는데, 당시 미군은 유엔군에 배속된 경찰관 1만5,000여 명 중 일부를 추려 기관총 운영 등 특별훈련을 시킨 뒤 별도 조직을 만들었다. 이들은 신라 시대 청년 무사 집단인 ‘화랑’의 이름을 따 ‘화랑부대’로 불렸다. 그 중 미 해병 1사단 5연대의 화랑부대가 장진호 전투에서 활약했다.

경찰은 화랑부대가 속했던 미 해병대를 지휘한 로버트 태플릿 전 대대장이 남긴 ‘다크 호스 식스’란 저서에서 화랑부대의 구체적 활약상도 찾아냈다. 태플릿 전 대대장은 “한국 경찰의 기관총에 죽은 적군 수가 200명이 넘었다. 그들의 영웅적 희생(4명 사망)으로 대대 지휘본부 지역으로 진격하던 중공군을 확실하게 저지했다”는 내용을 반 페이지 분량으로 소개했다.

경찰은 “화랑부대의 활약으로 미군과 국군이 피란민 10만여 명과 함경남도 흥남항에서 빠져 나온 ‘흥남 철수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6ㆍ25 전쟁 당시 화랑부대 경찰관이 미군 해병에게 기관총 사용 방법을 배우고 있는 모습.(왼쪽 사진) 유엔군에 배속된 한국 경찰관의 모자에 경찰 마크가 선명하다. 경찰청 제공
6ㆍ25 전쟁 당시 화랑부대 경찰관이 미군 해병에게 기관총 사용 방법을 배우고 있는 모습.(왼쪽 사진) 유엔군에 배속된 한국 경찰관의 모자에 경찰 마크가 선명하다. 경찰청 제공

18명의 경찰관은 장진호 전투에서 빼어난 전공을 세웠지만 전쟁 뒤 참전 유공자로 등록된 이는 6명에 불과했다. 이런 사실 역시 경찰청이 국가보훈처에 유공자 명단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처음 드러났다. 경찰은 국가보훈처와 협의해 나머지 12명을 참전 유공자로 등록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쟁 이후 사회가 혼란스러워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유공자 등록을 안 한 것 같다”며 “이분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보훈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