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제21대 임금으로 교동도에 유배됐다가 1237년 세상을 떠난 희종(재위 1204∼1211) 무덤인 강화도 석릉(碩陵) 동쪽 무덤에서 철제 향로와 동물 석상 등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지난해부터 석릉 주변 고분군을 조사 중인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지난 3월 재개한 2차 발굴조사를 통해 향로 등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석릉의 매장 주체부는 돌덧널무덤(할석조 석곽묘)과 판돌을 이용한 돌덧널무덤(판석조 석곽묘), 널무덤(토광묘) 등 비교적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석릉 주변 고분군에서 나온 항아리와 동물 모양의 철제 향로 다리 등 ‘지진구’는 당시 상장례를 유추해볼 수 있는 유물이다. 지진구는 건물을 짓기 전 땅의 기(氣)를 진압해 안전을 빌기 위해 봉안한 상징물로, 이번에 발굴된 유물들은 무덤을 쌓아 올릴 때 제의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돌을 양과 호랑이 형태로 조각한 석양(石羊)과 석호(石虎), 피장자를 수호하라는 의미에서 문신이나 무신을 형상화한 석인상(石人像)도 출토됐다. 연구소는 “고려시대 묘역 구조를 밝힐 수 있는 기초 자료가 확보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는 강화도 남부 진강산 동쪽 능선에 있는 석릉 동쪽 고분 9기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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