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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신문 사설 읽기] 약품 안전의 대실패

입력
2019.06.04 04:4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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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코오롱 생명과학의 인보사 피해 환자 장연호씨가 공동 손해배상청구소장을 접수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윤기 인턴기자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코오롱 생명과학의 인보사 피해 환자 장연호씨가 공동 손해배상청구소장을 접수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윤기 인턴기자

약품 안전의 대실패(Drug safety fiasco)

Producer slammed for false reporting of ingredient

제조사는 성분 허위 보고 때문에 비난 받고 있다

The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has revoked the license for the gene therapy drug Invossa after the manufacturer falsely reported an ingredient change. The revocation is a necessary step to kick the flawed medicine from the market. But it is far from sufficient to ensure the country's drug safety system works properly.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조사가 성분이 변경된 것을 허위로 보고한 후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했다. 허가 취소는 시장에서 결함이 있는 약품을 퇴출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이 조치는 약품 안전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기에는 전혀 충분하지 않다.

Aside from canceling the license Tuesday, the regulator requested law enforcement authorities to conduct a criminal investigation to get to the bottom of the Invossa scandal. The action came after the ministry suspended the distribution of the drug in March when the maker, Kolon Life Science, acknowledged that a material used in Invossa came from kidney cells instead of cartilage.

화요일 허가 취소와 함께, 안전처는 사법당국에 인보사 스캔들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범죄 조사를 요청했다. 이 조치는 제조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제조에 사용된 물질이 연골이 아닌 신장세포였다는 사실을 인정한 3월 이 약품의 유통을 중단한 후 나왔다.

The ministry has finally confirmed the use of the wrong ingredient after conducting an investigation. It claimed Kolon had falsely reported the ingredient when it received approval for the drug in July 2017, despite knowing about the use of kidney cells instead. The manufacturer denied the claim, saying that it had been unaware of the ingredient change until early this year.

안전처는 조사를 실시한 후 잘못된 성분의 사용을 확인했다. 안전처는 신장세포 사용을 알고도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7월 품목 허가를 받을 때 성분을 허위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제조사는 올해 초까지는 성분 변경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안전처의 주장을 부인했다.

Kolon seems to have lied about the case. If the firm is found to have concealed the truth about the wrong material, it may face criminal charges. Such a false report should not be condoned because it could cause unpredictable consequences to patients. This explains why biopharmaceutical companies are required to follow safety regulations faithfully.

코오롱생명과학은 이 사건에 관하여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만약 잘못된 성분에 관한 진실을 숨겨온 것으로 밝혀지면 형사처벌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허위 보고는 환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바이오 제약사들이 안전 규정을 충실히 따라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Kolon cannot evade responsibility for the Invossa case. An allegation has it that the company presented falsified documents to the drug regulator in July 2016 when applying for the license for the new medicine. If the allegation turns out true, the firm should be held accountable for its cover-up attempt.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사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가 없다. 주장에 따르면 신약 허가를 신청한 2016년 7월 이 회사는 안전처에 허위 문서를 제출했다. 이 주장이 사실로 판명되면, 이 회사는 은폐 시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The case is reminiscent of a veterinary professor and cloning expert, Dr. Hwang Woo-suk, who was found to have faked his embryonic stem cell research data in 2004. Hwang shocked the nation as his disregard for research ethics brought himself disgrace, undermining the entire country's credibility.

이 사건은 2004년 배아줄기세포 연구 자료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진 수의학 교수이자 복제 전문가인 황우석 박사를 연상시킨다. 황 박사는 연구 윤리를 무시해 망신을 자초했고 국가전체의 신뢰성을 훼손하여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Invossa is the first gene therapy drug in the world to treat osteoarthritis which causes joint pain in the elderly. The number of osteoarthritis patients is estimated at 5 million. About 3,700 patients have so far used Invossa by paying 7 million won ($5,850) for a one-time treatment. This means they received the highly expensive injection treatment for up to 20 months without knowing about the misreported ingredient.

인보사는 노인에게 관절통을 야기시키는 골관절염 치료를 위한 세계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다. 골관절염 환자는 500만명에 달한다. 약 3,700명의 환자가 1회 치료비로 700만원(5,850달러)을 지불하며 지금까지 인보사를 사용해왔다. 이는 환자들이 잘못 보고된 성분을 알지도 못한 채 최장 20개월 동안 아주 고가의 주사 치료를 받아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Frustrated and angry about the case, 244 patients filed a suit against Kolon, seeking 2.5 billion won in damages. The drug safety ministry has promised to monitor all the patients for the next 15 years for possible side effects of the drug. It should keep the promise thoroughly to ensure their health.

이 사건으로 좌절과 분노에 휩싸인 244명의 환자들은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25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향후 15년간 인보사의 가능한 부작용을 가리기 위해 모든 환자를 모니터링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전처는 환자의 건강을 위해 이 약속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The Invossa fiasco can be attributed to Kolon's relentless pursuit of profit. The firm must have neglected enhancing drug safety. Regulators and health authorities should take responsibility for not putting a tight safety system in place. Developing new drugs and beefing up the biopharmaceutical industry is important. But the country should not put people's health on the backburner. This is the lesson we have to learn from the case.

인보사 대실패는 코오롱생명과학의 끈질긴 이익 추구 때문일 수도 있다. 이 회사는 약품 안전 향상에 소홀했음이 틀림없다. 감독기관과 보건당국은 엄격한 안전 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 신약 개발과 바이오 제약산업의 강화는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은 국민의 건강을 뒷전으로 미루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인보사 사태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다.

안성진, 코리아타임스 어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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