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서 8개월 만에 3자 회의… 북한 미사일 발사 놓고 한국-미일 입장 차
한미일 국방장관이 한반도 비핵화 및 역내 안정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북한에 대한 평가에서는 엇갈린 분석을 내놓았다. 향후 대북 정책이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국방부에 따르면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장관이 이날 싱가포르에서 제12차 한미일 국방장관회의를 개최해 북한 정세, 지역 안보, 3국 안보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미일 국방장관은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을 계기로 샹그릴라 호텔에서 100분간 회동한 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 달성을 위한 외교적 노력 지원을 위해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회담 직후 정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의 안보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을 공유해 일치했고, 포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해양 안보, 사이버, 대테러나 재난 재해 등 안보 환경에도 모두 힘을 합쳐 잘 대처해 나가자는데 의견들을 주고 받는 생산적인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3국 장관은 최근 잇단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각국의 평가를 공유하고 북측 동향을 주시하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또 북한 불법 해상 환적의 억제, 방지 및 근절을 위해 협력하고 북한이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으로 완전히 비핵화할 것을 요구하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는 게 국제사회의 공통 목표라는 점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3국 간 군사적 신뢰 구축을 제도화하기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한미일 장관이 회동한 건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5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 계기 회담 뒤 8개월 만이다.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국방장관 격)도 이날 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 실현, 한반도의 평화 안정 수호, 대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며 “우리는 북미 양측이 서로의 관심 사항을 합리적으로 고려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북한 비핵화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한미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평가는 한국과 미ㆍ일이 엇갈렸다. 정 장관은 전날 연설에서 지난해 9ㆍ19 군사 합의와 이행 상태 등을 설명하며 “남북 군사 상황이 어느 때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섀너핸 장관대행은 “북한은 인접 지역의 동맹국들 및 미국 영토, 그리고 전진 배치된 미국의 전력을 타격할 수 있는 위협적 수준이 됐다”고 평가했다. ‘엄청난 위협’(extraordinary threat)이라고도 했다. 이와야 장관은 최근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탄도미사일’로 규정해 유엔 결의 위반으로 추가 대북 제재 필요성까지 거론했다.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놓고 엇갈린 의견이 나올 것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한편, 섀너핸 장관대행은 3일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다. 또 정 장관과 한미 양자 회담을 갖는다. 한미연합사령부의 평택 이전 및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뒤 전작권을 행사할 미래연합군사령관을 별도의 한국군 대장이 맡을지 등에 대해 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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