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앱)과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대리운전, 음식배달 등 일자리를 알선 받고 돈을 버는 ‘플랫폼경제종사자’가 최대 54만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지난해 10월 기준 2,709만명)의 2% 수준이다.
2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고용동향브리프(2019년 2호)’에 실린 ‘우리나라 플랫폼 경제종사자 규모 추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플랫폼경제종사자 규모는 46만9,000명~53만8,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취업자(지난해 10월 기준)의 1.7%에서 2.0%에 해당한다. 플랫폼경제종사자에는 운송, 배달, 청소 등 단순 노무직부터 번역, IT(정보기술)개발과 같은 고숙련 전문직까지 다양한 직종을 포함한다.
플랫폼경제종사자는 고용계약이 아닌 위탁ㆍ수탁계약을 체결하거나 일회성 서비스를 제공해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았고, 실태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음식배달과 대리기사 등 특정 분야의 노동 환경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서 해당 분야 플랫폼경제종사자 수를 파악하는 조사 정도만 있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무작위로 추출한 전국 15세 이상 남녀 3만명의 표본조사를 통해 플랫폼경제종사자를 추정했다.
조사 결과, 플랫폼경제종사자(최소 추산치 기준) 3분의 2(66.7%)는 남성으로, 여성(33.3%)의 2배 수준이었다. 플랫폼경제가 활발한 대리운전, 퀵서비스, 음식배달 등에 남성 종사자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성별에 따른 직종 차이도 뚜렷했다. 남성 플랫폼경제종사자의 상위 직업에는 대리운전, 화물운송, 택시운전 등의 순서인 반면, 여성의 상위 직업은 음식점보조ㆍ서빙, 가사육아도우미, 요양의료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 장년종사자 비중이 절반(51.2%)을 차지했다. 이는 플랫폼경제종사자가 아닌 일반 취업자에서 50대 이상의 비중(40.3%)보다 높다. 장년종사자 비중이 높은 대리운전, 퀵서비스, 화물운송 종사자가 플랫폼 경제종사자 중 상대적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구 책임자인 김준영 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이번 연구가 플랫폼경제종사자의 사회적 보호 확대를 위한 논의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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