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TN 인터뷰서 안타까웠던 당시 상황 증언… “구조자는 모두 여성”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생한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당시 구조된 한국인 관광객 7명 가운데 두 명을 구했다는 선원의 증언이 나왔다.
1일 AP통신의 영상전문매체인 APTN은 사고 유람선인 ‘허블레아니호’ 인근을 지나던 또 다른 관광선의 선원인 노르베르트 머뎌르와의 인터뷰를 전하면서 사고 당시의 긴박하고도 안타까운 순간을 보도했다.
머뎌르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다뉴브강 하류로 향하던 그의 배는 허블레아니호 사고를 감지한 뒤 조류를 거슬러 돌아섰다. 그리고는 무전기에 헝가리어와 독일어로 “배에서 사람이 떨어졌다”고 외치고 나서 구조 활동을 시작했다. 구명 기구를 배 밖으로 던졌고, 이를 붙잡은 한국인 여성 두 명을 물 밖으로 끌어 올렸다고 그는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머뎌르는 동료들뿐 아니라, 자신의 배 승객들도 구조 작업을 도왔다고 했다. 두 여성의 옷이 많은 물을 흡수하는 바람에 들어 올리기가 매우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인) 여성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쇼크 상태였다”며 “가장 큰 어려움은 우리가 소통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영어를 못 했고, 우리는 한국어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일단 두 명의 목숨을 살리는 데엔 성공했으나, 안타깝게도 더 이상의 구조 작업은 이뤄지지 못했다. 머뎌르는 추가 구조를 위해 다시 돌아섰을 때 왼쪽에 두 명, 오른쪽에 세 명 등 물에 빠진 5명을 더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내 동료는 그들을 구하기 위해 오른쪽으로 갔으나, 나는 왼쪽으로 가라고 했다”면서 오른쪽에 있던 세 명 중 두 명이 이미 숨진 상태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번 사고의 생존자 정모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물에 빠진 다음 구명튜브를 발견해 이를 붙잡았고, 이 튜브에 연결된 줄을 근처에 있던 윤모씨에게도 던졌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들 두 명이 머뎌르가 구조했다는 생존자들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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