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 5연승 덕에 SK 1위 탈환… 염경엽 감독 “이강철 감독 생큐”
염경엽(51) SK 감독은 지난달 28일부터 열린 KT와 주중 3연전을 앞두고 “이강철 감독님께 고맙다고 해야 되나”라며 웃었다. 두산과 ‘2강’ 체제를 구축한 SK는 KT가 먼저 두산과 주중 3연전을 독식해준 덕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KT가 리그 최강 두산을 상대로 싹쓸이를 한 건 이변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에 앞서 두산과 맞대결에서 연패를 당해 타격을 입은 SK에겐 뜻밖의 호재였다.
KT의 ‘편파 행보’는 계속됐다. SK와 3연전에서는 1승2패로 주춤하더니 주말 다시 만난 두산에게는 또 다시 위닝 시리즈(3연전 2승 이상)를 확보하며 두산전 5연승을 내달렸다. ’절대 강자‘ 두산이 특정팀에게 5연패를 당한 건 드문 일이다.
이강철(53) KT 감독은 멋쩍은 웃음이 나올 만도 하다. 두산을 상대로 선전하며 자신감은 급상승했지만 의도치 않게 선두 경쟁의 ‘캐스팅보트’를 쥔 모양새가 됐다. 올 시즌 SK와는 8번 만나 1승(7패)에 그친 반면 두산에게는 5승3패로 앞선다. 두산이 상대 전적에서 밀리는 팀은 NC와 KT뿐이다.
공교롭게도 두산과 SK 모두 이강철 감독과 깊은 인연이 있는 팀이다. 두산은 지난해까지 이 감독이 수석코치와 2군 감독으로 ‘감독 수업’을 쌓은 팀. 염 감독과는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이자 넥센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춘 막역한 사이다.
1일 현재 두산과 1경기 차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염 감독은 “아직은 승부처가 아니다. 어느 팀이 1위를 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여름까지 선두와 2, 3경기 차 이내를 유지한다면 승부수를 띄워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팀간 전적에서 두산에만 유일하게 1승4패로 뒤지고 있는 SK가 1위를 유지한 데는 KT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셈이다. 경기 일정도 KT는 최근 두 팀을 번갈아 가면서 만나 더 비교된다. 오는 11일부터는 다시 SK를 만날 KT가 또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해진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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