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이 1일(현지시간) 중국을 겨냥, “어느 한 국가가 인도ㆍ태평양 지역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면서 “아시아 동맹국들에 대한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안보지출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ㆍ태평양’은 중국의 패권을 견제 및 봉쇄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적 의지가 반영된 용어다.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인도ㆍ태평양 안보에 대한 미국의 비전’을 발표한 섀너핸 대행은 인도ㆍ태평양 지역을 미국의 ‘최우선 활동 무대(prior theather)’라고 밝히면서, 인도양과 남중국해 지역에서의 중국 세력 확장을 견제하는 발언을 연이어 내놓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에서 섀너핸 장관 대행은 중국을 겨냥해 "아마 이 지역 국가들의 이익에 대한 가장 큰 장기적인 위협은 국제 규범과 질서를 수호하기보다는 훼손하려 하는 행위자들로부터 비롯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중국은) 다른 나라의 주권을 약화하고 중국의 의도에 대해 불신을 낳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날 섀너핸 대행은 미국이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아시아의 동맹국들을 보호할 능력을 갖추기 위해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갈등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전쟁위협을 막기 위해서는 억지력이 필요하다”면서 “다른 미국의 전투 사령부보다 인도ㆍ태평양 사령부에 4배나 많은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ㆍ태평양’ 구상과 관련해서 섀너핸 대행은 △국가 규모와 상관없는 주권과 독립에 대한 존중 △분쟁의 평화적 해결 △자유롭고 공정하며, 상호호혜적인 무역과 투자 △지적 재산권에 대한 보호 등이 그 기초라고 설명했다. 미중 사이의 오랜 갈등 사안인 티베트ㆍ신장 위구르ㆍ남중국해 등 영토 및 영유권 분쟁 문제, 화웨이 등과 관련한 지적재산권 문제 등을 다시 한 번 짚으며 압박에 나선 것이다.
섀너핸 대행은 이어 “우리는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 곳에서는 경쟁할 것이다. 하지만 경쟁이 갈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중국이 ‘국제적으로 확립된 규칙’에 따라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떤 한 나라가 인도 태평양 지역을 지배할 수도 없거니와,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면서 “공동의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우리의 모든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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