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천안 연찬회서 맹비난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31일 국회 정상화를 위해선 여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강행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분명히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복귀를 압박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의 회동 계획에 거부감을 드러내며 강경 대여 투쟁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당은 이날 이날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국회의원ㆍ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었다.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 처음이었다. 황 대표는 인사말에서 “민생투쟁 대장정은 국민들의 생생한 아픔과 절규들을 들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마음이 아픈 시간들이었다”며 “여러분들이 구석구석서 많이 도와줘서 우리 대장정이 잘 마칠 수 있도록 협력해주신 거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아직 상황은 녹록지 않다. 어려움은 바뀌지 않았다”며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고, 국민들 목소리를 더 간절하게 듣는 걸음은 계속돼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당은 ‘6월 임시국회를 법대로 열어야 되니 소집안을 내겠다’는데 한마디로 ‘잘못한 것 없다’고 땡깡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줄곧 선거법과 사법개혁 관련법 패스트트랙 태운 것을 사과하고 철회하라고 얘기했는데,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일사불란하게 우리를 공격만 하고 있다”며 “국회를 비민주주의적으로 운영한 부분에 대한 그들의 의사가 변하지 않으면 우리는 못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권했지만 책임을 안 지는 철부지 집권야당”이라며 “민주적으로 국회를 이끌겠다는 진정한 자세를 안 보이면 국회에 못 들어간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날 나온 여론조사 결과도 들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28∼30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포인트 오른 39%를 기록한 반면 한국당 지지율은 2%포인트 내린 22%로 각각 집계됐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아마 오늘 오시면서 한 쪽으론 마음이 무거웠을 거다. 그러나 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지율이 올라갈 때면 조정기가 있다. 지금은 조정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당의 많은 의원들이 정권으로부터 탄압을 받고 있다. 얼토당토 않은 누명으로 고생하고 있다”며 “‘끼리끼리 무능 정권’을 어떻게든 심판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역사적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투쟁의지를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땡깡 쓰는 여당에 그냥 (협조하고 국회에) 들어간다는 건 그저 굴복하고 백기투항하는 것인데 할 수 있겠나”라며 “여당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땡깡 부릴 생각은 그만하고 국회를 비민주적으로 운영했던 부분에 대해 진정성을 담아 강행 의지를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안=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 참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