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고(故) 김기영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고백하며, ‘기생충’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봉준호 감독은 30일 오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고 김기영 감독을 언급하며, "아마 영향을 받았을 거다. 내가 워낙 마니아였고 그분의 영화를 처음 제대로 접한 게 예전에 케이블 유료 채널을 통해서였다. 영화학교를 갓 졸업했을 때였는데, 생활비도 없고 진짜 가난했다. 극 중 송강호(기택) 씨가 사는 집의 3분의 2 크기, 더 작은 아파트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럼에도 유료 채널 신청을 했다. 거기서 김기영 감독 특별전을 했었다. 꽤나 매니악하게 했던 거 같다”며 “그때 영화를 보고 광분 상태가 됐다. 명성은 들어왔던 터지만, 집중적으로 볼 기회가 없었는데 그때는 공테이프에 녹화 하던 시절 아닌가. 홈비디오 테이프에다 녹화를 하면서 봤다”고 덧붙였다.
봉 감독은 또 “김기영 감독님이 살아계시다면 이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은데, 98년에 돌아가셨다. 감독님 영화를 보면 부자의 욕망이 드러나고, 외부인이 들어오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가 나온다. 외부의 침투에 관련해선 그분이 대가다. ‘하녀’에서 계단의 쓰임새도 인상 깊었다. 아역배우 안성기 씨가 굴러 떨어지는 계단 있지 않나”라며 “’기생충’이랑 ’하녀를 동시상영 하면 재밌을 거 같다. 옛날식 극장에서 한 번 추진을 해봐야겠다”면서 웃었다.
고 김기영 감독은 1955년 영화 '주검의 상자'로 데뷔했으며 1973년 제9회 백상예술대상 영화감독상, 1971년 제8회 청룡영화상 감독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하녀’ ‘화녀’ ‘충녀’ 등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한편, 영화 '기생충'은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개봉 후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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