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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성추행 고발했다 보복살해 당한 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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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성추행 고발했다 보복살해 당한 여학생

입력
2019.05.3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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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스랏 자한 라피. 사진=뉴스1
누스랏 자한 라피. 사진=뉴스1


방글라데시에서 교장의 성추행을 고발한 여학생이 학교 옥상에서 산채로 화형당한 사건과 관련, 모두 16명이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고 영국의 BBC가 30일 보도했다.

경찰은 여학생을 살해한 남학생들이 교장의 명령아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 살인을 저질렀다며 관련자 전원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16명은 대부분 학생이었으며, 이 중 2명은 지역 정치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교장은 경찰 조사에서 남학생들에게 여학생을 살해할 것을 지시했다고 자백했다.

파키스탄 검찰은 이들 16명 모두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올해 19세인 누스랏 자한 라피는 수도 다카에서 160㎞ 떨어진 소도시 페니에서 이슬람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그는 지난 3월 27일 학교 교장의 부름을 받고 교장실로 갔다. 교장은 라피에게 여러 차례 불쾌한 신체접촉을 했고 라피는 저항 끝에 도망쳤다.

방글라데시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사회적 시선과 낙인이 두려워 성추행을 당해도 발설하지 않지만 라피는 용기를 내 교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교장은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지만 라피에게 엄청난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라피의 고발에 분노한 남학생들이 교장을 석방하라는 시위를 벌인 것.

남학생들의 만행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라피는 4월 6일 기말시험을 보기 위해 학교에 갔다. 그러나 믿었던 친구의 배신으로 결국 산채로 화형됐다.

라피는 급우가 옥상에서 집단구타를 당하고 있다는 여자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학교 옥상으로 올라갔다.

4~5명의 남학생들이 옥상에서 라피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라피에게 고소를 취하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라피가 이를 거부하자 이들은 라피의 몸에 휘발유를 부은 뒤 불을 붙였다.

라피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응급차 안에서 숨졌다.

용의자들은 라피가 분신자살한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현장을 훼손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사건 이후 지역뉴스와 SNS 등을 통해 라피의 죽음이 널리 알려지자 방글라데시 사회는 분노했다. 수천 명의 인파가 항의 집회를 열었고 많은 사람들이 라피의 장례식의 참석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소식을 들은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그의 가족을 만나 "범죄에 관련된 모든 사람을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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