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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지 마” 소아마비 딛고 지적장애 학생들 품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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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지 마” 소아마비 딛고 지적장애 학생들 품은 선생님

입력
2019.05.30 13:06
수정
2019.05.30 15:3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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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대한민국 스승상’ 대상에 송이호 교사… 교육 헌신 9명도 수상

송이호(왼쪽에서 세 번째) 교사가 교내에서 학생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소아마비 지체장애 1급으로 다리가 불편해 교내에서 전동 스쿠터를 타고 이동한다. 송이호 교사 제공
송이호(왼쪽에서 세 번째) 교사가 교내에서 학생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소아마비 지체장애 1급으로 다리가 불편해 교내에서 전동 스쿠터를 타고 이동한다. 송이호 교사 제공

“두려워하지 말자. 우리 다 같은 인간이다.”

경기 파주시에 있는 특수학교인 새얼학교 교사 송이호(49)씨는 자신이 가르치는 지적장애 학생들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이렇게 말한다. 새얼학교에서 고교 과정을 마친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20년째 직업생활이란 과목을 가르쳐 온 송씨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가치가 ‘자신감’이라서다. 그도 그럴 것이 송씨 역시 생후 11개월부터 소아마비 지체장애(1급)를 앓아온 장애인이다. 불편한 다리 때문에 전동 스쿠터를 타고 학교 곳곳을 누비는 송씨의 존재는 학생들에게 희망 그 자체다.

30일 송씨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 학생들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불어넣은 공로를 인정 받아 교육부가 주최한 ‘제8회 대한민국 스승상’에서 대상인 홍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스승상은 매년 교육발전에 기여하고 헌신해온 교육자 10명에게 주어진다.

송씨는 특히 7년간 교내 인형극 동아리 ‘끼’를 운영하며 지적장애 학생들이 예술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갖도록 도왔다. “(장애인이) 혜택과 도움만 받는 대상이 아니라 뭔가를 보여주고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는 목표로 만든 동아리였다. 서툴지만 대본도 직접 쓰고 인형도 일일이 만들어 연말마다 저학년 학생들 앞에서 공연을 한다. ‘안전교육’이란 주제로 무대에 올릴 인형극 연습에 벌써부터 여념이 없다는 송씨는 학생들에게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열심히, 성실하게만 하되 절대 눈치는 보지 말자. 내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자”는 진정성 있는 당부로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제자를 자신의 집에서 보호한 경기 이현고 교사 박기영(44)씨, 1989년부터 보육원 봉사를 해오며 나눔을 실천 중인 대구 남덕초 수석교사 이인희(48)씨 등 9명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민국 스승상’ 시상식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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