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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잠시 잊고 있던 매력적인 SUV, 렉서스 RX 45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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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잠시 잊고 있던 매력적인 SUV, 렉서스 RX 450h

입력
2019.05.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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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RX는 어쩌면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존재다.
렉서스 RX는 어쩌면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존재다.

최근 SUV 시장을 살펴보면 명확한 트렌드가 있다. 바로 대형화, 그리고 고급화다. 실제 수 많은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스타일과 존재감을 살린 대형 및 프리미엄 SUV 브랜드를 선보이며 더 많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글로벌 시장은 물론이고 국내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며 국내 자동차 판매량에서 SUV가 40%를 넘기는 상황이 되었다. 그 덕분에 국내에 진출한 브랜드에게는 ‘프리미엄, 대형 SUV가 꼭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렉서스 RX 450h를 다시 한 번 만나게 되었다.

2016년 출시된 현행의 4세대 RX는 말 그대로 넉넉하고 거대한 체격을 자랑한다.

데뷔한지 제법 오래된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4,890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각각 1,895mm와 1,705mm에 이르는 전폭과 전고는 최신의 대형, 그리고 3열 SUV들과 비교를 하더라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다만 휠 베이스는 2,790mm으로 3세대 대비 다소 늘어난 모습이지만 체격에 비한다면 조금 짧게 느껴진다.

날렵함, 그리고 고급스러운 존재

시승을 위해 준비된 렉서스 RX 450h를 바라보면 ‘렉서스 디자인의 안정화’를 느낄 수 있다.

그렇게 큼직하게 그려졌던 스핀들 그릴과 날렵하게 다듬은 헤드라이트의 구성은 어느새 대중들에게 익숙해진 모습이다. 물론 최신의 렉서스들이 더욱 화려한 디테일을 더하기 ‘과거의 존재’라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다른 경쟁자들 사이에 자리한 렉서스 RX 450h 고유의 감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디테일하게 살펴보면 그 만족감은 더 높아진다. 날카롭게 그려진 트리플 빔 LED 헤드라이트는 렉서스 고유의 느낌이 드러나는 ‘L’ 실루엣을 품고 있고 또 화살촉 모양의 DRL를 더해 그 만족감을 더욱 높인다. 여기에 단단하고 차분하게 그려진 보닛 라인과 볼륨감을 강조한 프론트 펜더를 통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렉서스 RX의 측면 디자인은 무척이나 고급스럽고 세련된 감성을 드러낸다. 낮고 길게 그려진 A 필러로 시작된 루프 라인은 매끄럽게 이어져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이며, 플루팅 루프 스타일을 더해 더욱 고급스럽고 세련된 SUV의 감성을 연출한다. 이와 함께 투톤의 알로이 휠과 깔끔하게 다듬어진 클래딩 카드로 도심형 SUV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날렵하게 다듬어진 전면, 세련된 측면에 비해 후면의 디자인은 조금 밋밋하게 느껴진다.

렉서스 NX 등과 유사한 실루엣을 갖고 있는 트렁크 게이트와 LED를 더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그리고 깔끔한 바디킷이 더해졌으나 최근의 렉서스들이 워낙 강렬한 탓에 되려 심심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전체적인 선과 면의 정리, 균형감이 우수해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넉넉한 공간의 렉서스 RX

렉서스 RX의 실내 공간은 넉넉하고 여유롭다.

넓은 전폭을 최대한 활용하고, 또 렉서스 고유의 ‘공간을 나누는’ 구조를 고스란히 적용해 중량급 SUV의 존재감을 명확히 드러낸다. 실제 오퍼레이션 존과 디스플레이 존으로 명확히 구분해 여유는 물론 기능적인 부분의 가치를 더 높였다. 덕분에 운전자는 운전에, 탑승자는 여유에 집중할 수 있는 모습이다.

요소들을 살펴보면 2019년의 기준으로도 화려한 모습이다. 풀 사이즈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새로운 디자인의 계기판은 깔끔함과 기능적인 만족감을 모두 잡았다. 여기에 12.3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은 우수한 한글화는 물론이고 뛰어난 화질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제공한다

와이드한 디스플레이와 깔끔하게 구성된 센터페시아의 버튼 및 다이얼 구성, 그리고 아날로그 타입의 시계를 배치하며 ‘고풍스러움’까지 더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감성을 확실히 과시한다. 여기에 렉서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마크 레빈슨 사운드 시스템 어우러지며 탑승자의 만족감을 최대한 끌어 올려 ‘프리미엄 SUV’의 정체성을 각인시킨다.

미국 시장을 고려해 개발된 만큼 RX의 공간은 무척이나 넉넉하다. 길고 넉넉한 체격을 기반으로 1열 공간의 여유를 확실히 보장한다. 고급스럽고 또 여유롭게 제작된 시트와 레그룸과 헤드룸의 공간을 충분히 마련해 체격을 가리지 않는 만족감을 자아낸다. 또 시트의 디테일도 상당히 뛰어난 편이라 시각적인 완성도도 무척 탁월하다.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시 만족스럽다. 넉넉한 휠베이스는 물론이고 시트의 슬라이딩 기능을 통해 2열 탑승자에게 최적의 공간을 제시한다. 1열과 같이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시트는 체격을 가리지 않아 패밀리 SUV의 가치를 충분히 품었으며 전동식 파워 폴딩 기능을 탑재해 편의성을 보강했다.

체격이 넉넉한 만큼 적재 공간의 여유도 상당하다. 실제 514L의 적재 공간을 확보해 골프백 4개를 여유롭게 적재할 수 있으며 2열 시트 폴딩을 통해 광활한 적재 공간 역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짐을 들고 있을 경우를 대비해 새롭게 적용된 터치리스 파워 백도어가 적용되어 있으니 그 만족감은 더욱 높다.

존재감이 느껴지는 RX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렉서스 RX 450h의 보닛 아래에는 렉서스의 경험과 노하우가 담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자리한다. 가장 먼저 최고 출력 262마력을 내는 V6 3.5L 가솔린 엔진을 더하고 총 123kW의 출력을 갖은 전륜 모터와 50kW급의 후륜 모터를 적용해 ‘E-four’의 레이아웃을 구성했다.

시스텝 합산 313마력을 발휘하는 RX 450h에는 하이브리드 전용 CVT인 ‘e-CVT’를 적용해 드라이빙의 효율성을 더욱 강조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렉서스 RX 450h는 복합 기준 12.8km/L의 공인 연비를 확보했으며 도심과 고속 연비 또한 각각 13.4km/L와 12.1km/L로 2,175kg의 무게는 물론 묵직한 체격의 한계를 극복하는 모습이다.

렉서스의 감성과 올라운더의 경쟁력을 품다

렉서스 RX 450ㅎh와의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가장 먼저 ‘크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운다.

솔직히 렉서스 RX 450h는 2019년을 기준으로 어느새 데뷔한지 3년이 지난 모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넉넉한 여유가 느껴져 꽤나 인상적이었다. 시트 포지션이 조금 높은 편이지만 체격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럽고 시야도 준수하게 느껴졌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정숙함 속에서 살아나는 전기모터가 느껴지고, 실제 도심 주행이나 큰 부하가 없는 상황에서는 기본적인 출력이 출중한 전기 모터의 힘을 중심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존재감이 느껴진다. 다만 차량 자체가 정숙한 편이라 가솔린 엔진이 개입되는 순간, 엔진의 개입과 엔진음이 도드라지는 느낌이다.

시스템 합산 313마력은 거대한 체격의 RX 450h에게 ‘필요 충분한 힘’을 선사한다.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전기 모터의 즉각적인 출력 전개, 그리고 넉넉한 V6 엔진의 감성이 어우러지며 큼직한 존재를 시원스럽게 밀어낸다.

덕분에 대다수의 운전 상황에서 만족스러운 발진 가속력과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 성능을 느낄 수 있고, 또 전기모터도 비교적 고속 주행 상황에도 꾸준히 개입하며 효율성을 높이려는 모습이 이어진다. 다만 앳킨슨 사이클 때문인지 엔진의 질감이나 사운드가 다소 투벅한 편이다.

e-CVT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어떤 주행 상황이든 고급스러운 SUV에게 걸맞은 부드러운 감성을 자아낸다. 덕분에 주행을 하는 과정에서 변속기에 대한 별도의 고민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단점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본적으로는 효율성과 부드러운 주행에 초점을 맞춰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전혀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물론 CVT의 구조덕에 주행 시의 재미가 다소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중량급의 도심형 SUV에게는 최적의 셋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혹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원하는 운전자라면 F-스포츠 트림이나 수동 변속을 더 권하고 싶다.

차량의 거동은 체격에 걸맞게 나긋하고 여유로운 편이다.

최근의 렉서스들이 점점 젊고 역동적인 느낌을 드러내는 중이지만 RX는 거대한 체격을 품고 있는 만큼 실제 주행에서도 한껏 부드럽고 여유로운 질감을 과시하며 대중을 바라본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나 조향감은 누구라도 편하게 다룰 수 있는 ‘평균적인 느낌’이며 조향에 따른 차량의 거동적인 과도하게 민감하거나 단단함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실제 노면의 굴곡을 부드럽게 받아내며 노면의 충격을 대대적으로 덜어내는 그 성숙미는 정말 압도적인 수준이라, 프리미엄 SUV의 정체성을 단 번에 드러낸다.

물론 트렌드에 따라 기존의 3세대 RX보다 확실히 견고하고 기민하게 반응하는 편이지만 그러한 움직임에 있어서 결코 탑승자를 불쾌하게 만들거나 불안하게 만드는 일이 없어 그 신뢰도가 더욱 높게 느껴진다. 덕분에 주행을 하는 내내 렉서스 RX 450h의 하체는 ‘최선을 다한 조율’이 반영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매력적인 하이브리드의 존재

한편 시승을 하며 렉서스 RX 450h와 함께 자유로 주행을 달리며 그 성과를 확인하게 되었다. 약간의 정체로 인해 자유로 주행의 흐름이 아주 원활한 편은 아니었지만 렉서스 RX 450h는 총 50.8km를 달렸다.

그리고 트립 컴퓨터에는 75km/h의 평균 주행 속도와 리터 당 18.6km라는 연비가 새겨져 있었다. 사실 절대적인 기준으로 본다면 아주 탁월한 수치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2톤을 웃도는 중량급 SUV의 연비라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분명 만족할 수 있는 결과였다.

좋은점; 고급스러움과 드라이빙, 그리고 효율성의 공존

아쉬운점: 어느새 시장에서 잊혀진 존재

재조명이 필요한 렉서스 RX 450h

렉서스와의 시승을 마친 후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바로 ‘차량의 좋고 나쁨’이 아닌 이 차량이 가고 있는 가치와 매력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차량의 가치나 완성도가 좋은 만큼 차량의 존재감, 정체성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다면 더 많은 이들에게 선택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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