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여행객이 타고 있던 유람선이 침몰할 당시 다뉴브강에는 천둥·번개와 폭우가 쏟아지는 등 기상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뉴브강 유람선은 부다페스트 야경을 관람하는 코스로 유명하지만 탑승자들은 통상 구명조끼를 입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인명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헝가리 현지인 A씨는 사고직후인 30일(현지시간 29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지금 현지에 비가 많이 온다”면서 “다뉴브강 수위가 평소 4.5미터인데 지금은 5.9미터로 여기서 0.5미터만 더 높으면 배를 띄우지 못한다고 선사들이 고지를 한 상태”라고 전했다. A씨는 이어 “이번 사고도 높아진 수위로 인해 물살이 강해진 탓에 유람선이 충돌한 것 같다”면서 “다른 배에 타고 있던 승객들 말에 따르면 사고 승객들이 둥둥 떠내려가 구조하고 있는데 비가 많이 와서 상황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부다페스트에선 밤 유람선이 유명해 여행객들 사이에선 필수 코스로 통한다. 지금은 성수기라 배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다. 보통 가이드가 동행하고, 유람선은 전세로 빌리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사고가 난 유람선 역시 여행사가 전세로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보통 승객들은 배 안에 있지 않고 밖에서 야경을 구경하는데 거의 구명조끼를 입지 않는다”며 “그래서 이번 사고가 더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 국민 7명이 사망하고 실종자 19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7명은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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