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면죄부’ 트럼프 주장 사실상 반박… 파장 일 듯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했던 로버트 뮬러 특검이 29일(현지시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확신했다면 (수사결과) 보고서에 그렇게 썼을 것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직접 밝혔다. 지난 3월 공개된 수사결과 요약문에 ‘기소 결정’ 내용이 없다는 사실을 내세워 “완전한 면죄부를 받았다”고 강조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사실상 반박한 것으로 볼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APㆍAFP통신 등에 따르면 뮬러 특검은 이날 법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류에 쓰여진 내용은 그 자체로 봐 달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2017년 5월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의혹을 수사할 특검에 지명된 직후 그가 이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뮬러 특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죄에 대해 기소 판단을 내리지 않은 데 대해 “법무부의 정책 때문에 대통령 기소는 (처음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미 법무부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불기소 방침을 갖고 있는데, 뒤집어 말하면 이러한 원칙이 없었을 경우엔 사법방해죄로 기소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부분과 관련, 수사결과 보고서에는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린 건 아니지만, 그가 혐의를 벗었다는 뜻도 아니다”라고 적혀 있다.
특히 뮬러 특검은 ‘러시아 공모 의혹’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혐의를 벗은 게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만약 우리가 대통령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확신을 가졌다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수사결과 보고서에 적은 대로 트럼프 대선캠프 또는 연관 인물이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에 공모ㆍ협력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한’ 것일 뿐, 양측 간 공모가 없었다는 게 입증된 건 아니라는 말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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