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달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찾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밀착을 과시한 데 따른 맞불 차원이다.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려 미중 양국 정상이 외교행보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6월5일부터 7일까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 기간 푸틴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하고 제23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경제 포럼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미중 양국간 결전의 순간은 내달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져 있다. 이에 앞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펀치를 주고 받으며 세를 불리는데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중러 양국 정상은 지난 4월26일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계기로 별도의 양자회담을 가졌다. 따라서 한 달여 만에 다시 만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에 이어 이달 25~28일 일본을 국빈 방문해 두 달 연속 동맹의 우의를 강조한 것과 꼭 닮았다. 중국과 러시아가 4월29일부터 6일간 연합해상훈련을 통해 화력을 뽐내자, 미국은 지난 20일 남중국해에 7함대 소속 구축함을 보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하며 중국을 자극하면서 신경전을 폈다.
시 주석은 내달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양자회담도 추진하고 있다. 모디 총리 재선 이후 양국의 첫 회담이다. 미국의 일방주의에 반대하는 중국ㆍ러시아ㆍ인도간 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하지만 인도는 동시에 미국이 중국을 옭아매기 위한 인도ㆍ태평양전략의 중심축이기도 하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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