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체포ㆍ구금한 피의자가 독립된 공간에서 변호인을 접견할 수 있도록 올해 안에 모든 경찰서에 ‘변호인 접견실’을 설치한다고 29일 밝혔다. 사건 관계인의 인권보호를 위해 경찰이 지난해 3월부터 시행한 ‘변호인 참여 실질화 정책’의 후속조치다.
경찰청은 올해 예산 4억4,300만원을 들여 변호인 전용 접견실이 없는 전국의 경찰서에 접견실을 새로 만든다. 기존에 있다 해도 설계기준에 맞지 않는 접견실은 기준에 적합하게 개선한다. 접견실은 피의자가 안정된 환경에서 변호인과 면담할 수 있도록 경찰관이 밖에서 볼 수는 있어도 들을 수는 없게 설계된다. 경찰청은 수사관과 변호인들 간 소통을 위해 지역별 현장 간담회도 마련할 계획이다.
변호인 참여 실질화 정책에는 전용 접견실 이외에 변호인이 신문 사항을 메모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휴식요청권을 부여하는 내용 등도 포함된다. 경찰은 변호인 참여 제한 시 사유를 피의자나 변호인에게 의무적으로 통보해야 한다.
이 같은 정책 시행 이후 경찰 조사과정에 변호인이 참여한 횟수는 대폭 늘어났다. 경찰청이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집계한 변호인 참여 횟수는 1만6,252건이다. 정책 시행 전 1년(1만1,354건)과 비교하면 약 43.1%가 증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건 관계인이라면 누구나 변호인의 도움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보장, 인권 보호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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