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과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중독 질병 분류 등으로 우울한 시기를 겪고 있는 게임업계가 내달부터 신작을 대거 내놓고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실적 부진의 주된 이유가 신작 부재로 분석되는 만큼, 내달부터 나오는 신작은 하반기 게임업계 실적 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글로벌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게임에서 육성하는 스토리텔링형 모바일 게임 ‘BTS 월드‘를 다음달 말 세계 시장에 출시한다. BTS 월드는 1만여장의 사진과 100여편의 동영상 등 BTS 독점 콘텐츠를 게임에 그대로 활용한다. 특히 BTS 멤버들과 가상의 1대 1 상호작용이 가능한 시스템도 마련돼 있어 BTS 팬클럽 ‘아미’ 회원들을 게임 사용자로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넷마블이 다음달 4일 출시 예정인 ‘일곱 개의 대죄’도 게임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 게임은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초대형 모바일 롤 플레잉 게임(RPG)이다. 일곱 개의 대죄는 만화책 누적 발행 부수 3,000만부를 돌파하고 TV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영화로도 제작된 인기 만화로,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게임 사전등록 550만명을 돌파하는 등 출시 전부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단 한 편의 신작을 내놓는 데 그친 넷마블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 수준(33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BTS 월드 등 대형 신작이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만큼 넷마블의 하반기 실적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하반기에도 A3, 세븐나이츠2 등 신작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3분기 영업이익은 965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9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60%나 쪼그라든 영업이익(795억원)을 기록한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역시 29일 일본에 출시한 ‘리니지 M‘을 발판으로 신작 출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엔씨의 대표 모바일 게임 히트작인 리니지 M은 한국과 대만에 이어 일본에도 본격 상륙하며 엔씨의 수익 개선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 M은 현재 한국 ‘구글 플레이’에서 22개월 연속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엔씨 측은 “일본에서도 사전 예약이 180만 계정을 돌파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는 하반기에도 신작 모바일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블레이드&소울 S’와 ‘리니지 2M’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PC 게임인 리니지의 인지도와 이용자의 높은 충성도를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모바일 게임 리지니 2M의 흥행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 11종의 게임을 출시한 넥슨은 올해도 ‘다작 전략’으로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넥슨은 지난달까지 총 7개의 신작을 출시한 영향 등으로 주요 게임사 중 유일하게 호실적을 기록했다. 넥슨 관계자는 “올해는 모바일 15종, PC 2종 등 총 17개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특히 지난 4월 출시한 MMORPG ‘트라하’를 시작으로 ‘마기아’, ‘바람의 나라:연’ 등 다채로운 장르의 게임으로 2분기 이후에도 지속적인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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