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밖 청소년의 약 절반은 자립을 꿈꾸지만 직업훈련을 받는 경우는 10명 중 4명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립 전부터 빚을 지거나 신용불량상태에 놓이는 청소년들도 있어 이들의 자립 및 취업지원을 위한 서비스가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내놓은 ‘가정 밖 청소년 자립지원 실태조사’ 에 따르면 가정 밖 청소년의 46%는 자립을 원했다. 가정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경우는 19.6%에 불과했다. ‘가족과의 갈등’(49.7%) 이나 ‘가정 폭력’(24.5%) 등을 피해 가정을 떠난 청소년이 10명 중 7명인 탓이다. 조사는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전국 청소년쉼터 및 청소년사회복지원시설 청소년 7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정 밖 청소년들의 50.1%는 ‘향후 3년 이내 취업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지만, 실제 직업 훈련을 받은 경우는 36.5%에 그쳤다. 직업 훈련을 받지 않은 이유로는 ‘직업 훈련에 대해 알지 못해서’라는 응답이 43.7%로 가장 높았다. 정부 취업지원 프로그램 참여율도 대부분 20%를 못 넘었다. 대표적인 직업훈련프로그램인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 참여는 20.7%, 여성가족부의 위기청소년 특별지원 사업 중 자립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우는 14.1%에 불과했다. 가정 밖 청소년의 신용상태나 취업여부도 자립과는 거리가 멀었다. 조사 대상 청소년 중 59.3%는 용돈이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취업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 중 20.1%는 ‘집을 나왔다는 편견’ 등으로 인해 구직 시 차별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구직 과정에서 불법ㆍ탈법 일자리를 경험한 경우도 16%에 달했다. 응답자 중 20.8%가 저축을 하고 있었지만, ‘현재 빚을 지고 있다’거나 ‘신용불량의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도 각각 14.6%, 9.1%에 달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희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정 밖 청소년들은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할 시간적 여유 없이 저숙련, 저임금 일자리를 갖게 된다”며 “이들이 좀 더 단계적으로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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