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과정에서 성접대를 비롯한 비리 의혹이 제기된 최상주 아시아경제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최 회장은 28일 임직원에게 보내는 입장문에서 “최근 M&A과정에서 불거진 일련의 사태는 제가 억울하다고 강변하기 이전에 자신을 겸허하게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최근 일련의 사태가 아시아경제의 독립적인 미디어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을까 고민하며 이같이 결심했다”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최 회장의 사퇴는 관련 보도를 예고한 KBS 1TV ‘시사기획 창’의 방송 몇 시간 전에 이뤄졌다. ‘시사기획 창’은 이날 방송에서 최 회장이 인수합병 과정에서 아시아경제 자금 거액을 불법 취득하고 관련 브로커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의혹을 보도하겠다고 예정했다. ‘시사기획 창’ 방송에 앞서 KBS 9시뉴스는 관련 내용을 일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인수합병 과정에 참여한 브로커로부터 지속적인 성접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여성을 신체 일부로만 지칭하거나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등 왜곡된 성의식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 회장은 방송 송출업을 하는 지주회사 KMH아래 언론사인 아시아경제를 비롯해 골프장과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까지 24개 계열사를 거느린 미디어그룹의 총수다. 최 회장은 앞서 성접대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며 KBS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취재내용이 진실이 아니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를 기각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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