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과’ 20→27위 대폭 하락 영향
우리나라가 올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제경쟁력 평가에서 작년보다 1계단 하락한 28위를 기록했다. 주력 제조업 구조조정, 내수침체 등으로 성장률ㆍ수출ㆍ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고꾸라진데다, 노동시장 개방, 규제개혁 등 정부 효율성 분야도 박한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2019년 IMD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우리나라가 평가대상 63개국 중 28위를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작년(27위)보다 1계단 떨어진 순위다. 우리나라 순위는 인구 2,000만명 이상 국가 28개국 중에서는 11위였다.
IMD 국제경쟁력 평가는 △경제성과 △정부효율성 △기업효율성 △인프라 등 4개 분야로 나뉘어 이뤄진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경제성과(20→27위)가 작년보다 7계단, 인프라(18→20위)는 2계단, 정부효율성(29→31위)은 2계단씩 각각 하락했다. 반면 기업효율성(43→34위)은 9단계나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경제성과 분야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출ㆍ투자ㆍ취업자 증가율이 모두 둔화하며 △국내경제(9→16위) △국제무역(35→45위) △고용(6→10위)이 고꾸라진 영향이 컸다. 다만 국제투자 분야 순위는 35위에서 30위로 5계단 상승했다.
정부효율성 분야는 노동시장 개방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등 제도적 여건이 4계단(29→33위) 하락하며 순위가 떨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창업절차의 간소성 측면에서 높은 순위를 유지했으나, 이민 관련 법이 외국인 고용을 제한하는 부분에 대한 순위가 작년 55위에서 올해 61위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 관련 규제도 순위가 3계단(47→50위)이나 밀렸다.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을 기치로 내걸고 규제개혁에 드라이브를 가하고 있으나, 오히려 국제사회의 평가는 악화된 것이다.
인프라 분야는 기술 및 교육 분야에 대한 평가가 악화되며 순위가 뒤로 밀렸다. 다만 전통적으로 가장 취약한 분야인 기업효율성은 기업가 정신 등이 대폭 개선되며 9계단이나 뛰어올랐다. 특히 근로에 대한 동기부여 개선 등으로 노동시장 분야가 작년(53위)보다 17계단이나 뛴 36위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이후 최고치다.
기재부는 이번 평가와 관련, “경제활력의 핵심인 민간 투자분위기 확산에 주력하고, 산업혁신, 인구구조 변화 대응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또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맞춤형 지원과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IMD 국가경쟁력 평가 1위에는 싱가포르가 올랐다. 싱가포르 순위는 전년보다 2계단 뛰었다. 작년 1위였던 미국은 3위로, 홍콩은 2위를 유지했다. 중국(13→14위) 일본(25→30위) 등 아시아 주요국의 순위가 동반 하락한 것도 눈길을 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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