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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높은 한국, 스타트업엔 공유 오피스가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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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높은 한국, 스타트업엔 공유 오피스가 해답”

입력
2019.05.29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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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튜 삼파인 위워크 코리아 대표 인터뷰 

매튜 샴파인 위워크 코리아 대표가 16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질문에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서재훈 기자
매튜 샴파인 위워크 코리아 대표가 16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질문에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서재훈 기자

최근 서울 종로와 강남 등 오피스 밀집 지역을 걷다 보면 ‘위워크(WeWork)’라는 간판이 붙은 건물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건물의 여러 층을 임대한 뒤 이를 작은 공간으로 나눠 월 단위로 재임대하는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는 한국에 진출한 지 겨우 2년 반 만에 서울에만 14개 지점을 거느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직원이 세 명이던 때부터 200명이 넘는 현재까지 한국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매튜 샴파인(37) 위워크 코리아 제너럴매니저(이하 대표)는 “한국에서도 공유 오피스와 같이 유연한 공간에 대한 목마름이 컸다는 것을 직접 와 본 뒤 깨달았다”고 말했다.

샴파인 대표는 1982년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곧바로 미국으로 입양됐다. 25세 때 우연한 기회로 친부모를 찾은 뒤 주기적으로 한국을 오가며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를 알아갔다. 그는 특히 유연성이 부족한 한국 부동산 시장 구조에서 가능성을 봤다. 사업 초기부터 몸 담고 있던 위워크가 2015년 글로벌 진출을 꾀할 때 직접 한국 진출을 강력하게 주장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한국은 영세한 스타트업이 자생하기 힘든 구조입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높은 보증금을 지불하고 수년간 사무실을 빌리지만, 직원이 늘었다 줄었다 변동하는 상황에 대응하기가 어렵죠. 임대료를 아끼기 위해 외곽으로 나가면 직원 채용과 거래처 소통이 어려워집니다. 접근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위워크 모델이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봤습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위워크 을지로점. 위워크 코리아 제공
서울 중구에 위치한 위워크 을지로점. 위워크 코리아 제공

책상 한 개짜리 사무실부터 스크린골프 시설까지 다양한 업무 환경을 제공해주는 위워크는 스타트업에게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다. 매월 요금만 지불하면 냉ㆍ난방부터 청소, 심지어 인쇄 및 복사 서비스까지 공짜로 제공된다. 사무실 크기를 넓히거나 좁히는 것도 비교적 자유롭고, 멤버십 카드만 있으면 전세계 117개 도시에 퍼져있는 모든 위워크 지점 출입 및 예약이 가능하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오롯이 아이디어 개발에 몰두하기만 하면 되는 환경이 제공되는 셈이다. 샴파인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아이디어를 가진 모든 회사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단순한 사무 공간이 아닌 글로벌 커뮤니티를 제공한다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팀이나 프로젝트 단위의 유연성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대기업 회원들이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위워크 서울스퀘어만 해도 KB생명보험과 LG CNS, GE 조직 일부가 자리잡고 있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더 이상 새로운 건물을 사들이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샴파인 대표는 “한국에 진출하려는 다국적 기업에게도, 서울에 단기 지점을 내고 싶어하는 지방 기업에게도 위워크는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며 “최근 독일 업체 니베아가 위워크에 사무실을 임대하고 국내 뷰티 스타트업 5곳을 뽑아 입주시킨 것처럼,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사업에 활용도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16일 서울 을지로 위워크 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매튜 샴파인 위워크 코리아 대표. 서재훈 기자
16일 서울 을지로 위워크 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매튜 샴파인 위워크 코리아 대표. 서재훈 기자

높은 보증금이라는 창업 장애물을 한껏 낮춰준 위워크는 국내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 초 위워크에서 발표한 ‘글로벌 임팩트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1만6,000여명의 회원들이 2년간 3,6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냈으며, 위워크에 입주해 있는 국내 중소기업의 평균 성장률은 55%에 달했다. 응답자의 78%는 “위워크가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샴파인 대표는 글로벌 리포트 결과에 대해 “이제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위워크 공간을 종로, 강남과 같은 중심가에서부터 홍대, 신사와 같은 주변으로 넓혀나가고 있다”며 “내년 초면 위워크 20호점이 문을 여는데, 향후 서울과 부산뿐 아니라 다른 대도시의 수요도 파악해 창업 시장과 업무 환경 변화를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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