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총선을 실시한 이스라엘이 두 달 만에 또 다시 총선을 치를 처지에 몰렸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주어진 연정 구성 시한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연정협상 타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이스라엘 의회는 의회 해산을 위한 예비조치를 이날 통과시켰다”며 “총선 두 달 만에 다시 총선을 치르는 초유의 정치 위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9일 치러진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전체 120석 가운데 35석을 얻어 제1당 입지를 굳혔다. 전통적으로 연대해온 다른 우파 정당과의 연대해 과반 의석을 확보, 무난하게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17일 ‘42일 안에 연립정부를 꾸릴 권한’을 부여 받고 다른 정당과의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다른 보수 정당들과 오히려 대립하며 연립정부 구성 시한(29일)을 이틀 앞둔 시점까지 협상을 타결시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 네타냐후 총리가 마감 시한까지 연립 정부 구성에 실패할 경우 총선 재실시로 인한 정국 혼란은 불가피하다.
연정 구성 발목을 잡은 건 하레디(초정통파 유대교 신자)의 병역문제다. 5석을 확보한 세속주의 성향 보수 정당인 ‘이스라엘은 우리의 집’을 이끄는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이 하레디에 대한 병역 의무 부과를 연정 참여 전제 조건으로 내건 반면 다른 정당들이 이를 거부하며 갈등이 빚어진 것이다.
리에베르만 전 장관은 과거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정책을 둘러싼 입장 차로 네타냐후 총리로부터 해임 당했다. 이 같은 배경에서 리쿠드당은 리에베르만 전 장관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원한을 품고 정치 보복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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