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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출신 안 된다” 노조까지 끼어든 여신협회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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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출신 안 된다” 노조까지 끼어든 여신협회장 선거

입력
2019.05.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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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금융노조가 28일 오전 여신금융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무금융노조 제공
사무금융노조가 28일 오전 여신금융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무금융노조 제공

“관료 출신 여신금융협회장 반대한다.”

28일 오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는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여신금융협회장 후보로 10명이 나서고 이중 4명이 관료 출신인 상황에서, 사무금융노조가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사실상 노조까지 선거에 끼어드는 모양새라 12대 여신금융협회장 선거가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이날 사무금융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관료출신 협회장이 여신금융협회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2중대로 만들었다”고 운을 뗀 뒤, “금융당국은 ‘카드수수료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 ‘카드사는 진정한 위협을 느껴야 한다’고 말해왔다”며 “카드업계 종사자들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는 금융당국과 이런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관료들이 이제 와서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협회장 선거를 나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관 출신들을 비판했다.

어느 때 보다 카드업계가 힘든 만큼 전문성 있는 인사가 필요한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차기 협회장은 카드수수료 관련 정부 정책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대응논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현 정부 정책의 부당함에 맞설 수 있는 인사가 협회장으로 선출돼야 한다”고 했다. 관 출신보다는 여신업계 ‘선수’ 출신을 선호한다고 밝힌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다소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금융당국이나 정부에 여신업계의 어려운 점들을 여과 없이 알리고 부딪쳐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워낙 업계가 하향세인지라 이젠 벼랑 끝에서 살려달라고 소리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라며 “이런 상황이다 보니 업계에 이해도가 높고 감정이입을 해줄 인물을 찾는 거 같다”고 말했다.

노조에서 성명을 낼 만큼 이번 여신금융협회장 선거는 열기가 어느 때 보다 뜨겁다. 선거에 입후보한 인물만 총 10명에 달한다. 이중 관 출신은 △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행정고시 23회) △최규연 전 저축은행중앙회 회장(행시 24회)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행시 25회) △이기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까지 총 4명이 지원했다. 민간에서는 임유 전 여신금융협회 상무, 정수진ㆍ정해붕 전 하나카드 사장, 고태순 전 NH농협캐피탈 사장, 이상진 전 IBK캐피탈 사장이 도전했고 그 동안 거론되지 않았던 이명식 신용카드학회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후보가 10명이나 되는 상황에 여신금융협회는 3명의 숏리스트를 선정한 뒤, 이중 최종입후보자 1명을 골라낼 예정이다. 숏리스트는 오는 30일 발표된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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