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걱세, IB 국내 도입에 대한 종합평가 결과 발표
대구시교육청과 제주도교육청이 지난달 도입을 확정 지은 국제 교육 프로그램, ‘국제 바칼로레아(IB)’가 확산되면 교육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8일 IB의 국내 도입에 대한 종합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사걱세는 이 자리에서 IB의 교육 철학 자체는 타당하지만, IB가 시범운영 단계에서 벗어나 현 대입 제도의 한 전형으로 확대될 경우 △입시 경쟁 심화 △사교육 추가 유발 △특권학교 트랙의 측면에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IB를 이수한 학생들의 대입 성과가 좋게 나타날 경우, ‘IB 고교’ 입학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사걱세는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일부 재력 있는 사립학교가 IB 학교로 대거 전환을 꾀하면서 자사고와 같은 또 다른 특권학교 트랙이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IB 학교당 소요 재정은 연 3,400만~5,700만원으로 IB 적용 학급이 1, 2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생 1인당 재정 지출은 상당히 큰 편이다.
또 기존 고입 사교육에 새로운 IB 고교 입시를 위한 사교육 부담이 추가될 수 있고, 영어 몰입 교육에 따른 영어 사교육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IB는 국내에 한국어화해 도입될 예정이지만 교육과정 6개 영역 중 외국어와 예술 영역은 영어로 수업이 진행된다.
국제 바칼로레아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에서 개발해 운영하는 국제 표준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교 시험이 모두 서술형, 논술형 평가로 이뤄진다. 도입을 예고한 교육청들은 IB의 이 같은 평가 방식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는 올해 말까지 고등학교 한 곳을 지정해 시범운영에 나서고, 대구는 2021년까지 초등학교와 중학교 각 3곳에, 2022년에는 고등학교 3곳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신동진 사걱세 책임연구원은 “수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IB를 현행 대입 제도의 새 트랙으로 반영할 경우 특권학교가 양산되는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행 수능 체제를 논술형 국가 시험으로 전환해야 IB가 의도한 교육적 의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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