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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언어 감각이 뛰어난 친구가 조카에게 능소니 인형을 사 주려고 한다는 말을 했다. ‘능소니’는 ‘곰의 새끼’를 뜻하는 조금은 낯선 말이다. 다른 것보다 유독 크기가 작고 귀여운 곰 인형을 보고서 ‘곰 인형’이 아닌 ‘능소니 인형’이라 칭한 친구의 재치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강아지나 송아지, 망아지나 병아리는 이미 잘 아는 새끼 동물의 이름이다. 개나 소, 말, 닭만큼이나 이 이름들 역시 많이 쓰이기 때문에 익숙하다. 그러나 새끼 동물을 가리키는 이름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더 많다. 범의 새끼는 ‘개호주’라고 부르고, 꿩의 새끼는 ‘꺼병이’라 부른다. ‘연추’는 제비의 새끼를, ‘추앵’은 꾀꼬리의 새끼를 뜻하는데 둘 다 어린 새, 새끼 새를 뜻하는 ‘雛(추)’자를 쓴 한자어이다.

물고기의 새끼를 나타내는 말은 더 많다. 술안주로 구워 먹는 ‘노가리’나 무침이나 회 등으로 많이 먹는 ‘간자미’는 각각 명태와 가오리의 새끼를 부르는 말로 비교적 많이 들어본 축에 속하는 이름이다. 하지만 물고기의 새끼 역시 낯선 것들이 더 많다. 고등어의 새끼는 ‘고도리’, 농어의 새끼는 ‘껄떼기’이다. 갈치의 새끼는 ‘풀치’라 하고, 방어의 새끼는 ‘마래미’라고 부른다. 고등어나 갈치, 방어, 농어 등은 종종 먹게 되는 생선임에도 그 새끼의 이름은 상대적으로 낯설다. ‘연어사리’, ‘전어사리’처럼 ‘사리’를 붙이는 경우도 있다. 다 자란 상태의 이름과 비교적 가까운 것도 있고, 완전히 달라서 무엇의 새끼인지 추측하기 어려운 이름도 있다.

친구는 봄을 맞아 조카와 함께 동물원에 가서 능소니와 개호주를 보고 올 예정이라고 한다. 동물원 기념품 가게에 귀여운 능소니 인형이 있으면 하나 사다 달라고 해야겠다.

이유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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