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당국이 사흘 전 남부 대도시 리옹의 구도심에서 발생한 사제폭탄 폭발 사건의 용의자 네 명을 체포했다고 AF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검찰은 성명을 통해 24살의 알제리 국적의 IT 분야 학생인 핵심 남성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의 부모도 체포돼 조사를 받았으며, 이들과 가족 관계에 있는 또 다른 알제리 출신 학생도 용의 선상에 올라 체포됐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밝혔다.제라르 콜롱 리옹 시장은 24세 남성 용의자가 버스에서 내릴 때 경찰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조용히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순순히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 남성의 여동생도 조사를 받았지만 체포되지는 않았다.
앞서 지난 24일 오후 5시 30분쯤 리옹의 구도심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13명이 부상을 당했다. 보안 카메라 등 분석 결과 자전거를 타고 가던 한 남성이 구도심 빅토르 위고가(街)의 한 빵집 앞에 종이가방을 놓아둔 뒤 1분 뒤에 그 안에 들어있던 폭발물이 터졌다. 못과 쇠공 등 금속조각이 폭발물에 들어있었고, 원격 조종이 가능한 기폭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AFP통신은 폭발에 사용된 물질이 2015년 11월 파리 테러 때 사용된 아세톤 퍼옥사이드였다고 전했다. 폭발로 인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경미한 상처를 입었지만, 이 중 11명은 병원 치료를 받았고, 일부는 파편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는 사건 발생 당시 녹색 티셔츠와 버뮤다식 반바지, 짙은 색 배낭을 메고 있었다. 경찰은 용의자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한 뒤 목격자들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대대적인 추적에 나섰다. 이후 목격자들의 증언이 쏟아지면서 핵심 용의자인 이 24세 남성을 체포할 수 있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프랑스 경찰은 이번 폭발을 테러로 규정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금속조각 등으로 여러 명에게 상해를 입힐 목적이 있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리옹은 프랑스 제3의 도시로, 폭발이 일어난 구도심 지역은 유동인구가 많은 세계적 관광명소로 꼽힌다. 프랑스는 최근 몇 년간 유명 관광지, 공공장소 등을 노린 잇단 테러 사건으로 몸살을 앓았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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