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도심 중심부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꿰뚫고 흐르는 광주천을 생태와 문화, 휴식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다. 조금만 가물어도 이내 물이 마르는 광주천을 항상 맑은 물이 흐르는 생태문화하천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콘크리트로 뒤덮여 사라진 물길을 되살리려는 노력 등이 부족하다”며 시의 계획에 대해 ‘기대 이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시는 2021년까지 총 사업비 370억원을 들여 광주천 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사업은 △광주천 수량 확보 수질개선 △생태복원 및 친수 시설 설치 △오수 간선관로 설치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는 우선 매일 1, 2급수의 하천 유지 용수 10만9,000톤을 광주천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4수원지에서 남광주역까지 4.4㎞ 구간에 관로를 설치, 제4수원지 물을 하루 평균 1만6,000톤씩 흘려 보내겠다는 복안도 세웠다. 시는 북구 일부 지역에 수돗물을 생산ㆍ공급하는 각화정수장이 폐쇄될 예정이어서 이곳에 상수도 원수를 공급하는 제4수원지 활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시는 광주천의 자정작용 회복을 위해 수생태계를 망치는 오염원 제거와 차단에도 나설 방침이다. 제1하수처리장에 하루 6만1,0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하천유지용수 정화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는 또 정체수역 해소와 하상 오염물질 제거를 통한 수질 개선을 위해 덕흥2보와 유촌보 등 고정보를 일정한 수량이 되면 자동으로 보가 넘어지는 가동보로 바꾸기로 했다. 교동교~영산강 합류부간 49곳의 낙차공을 준설해 하천 오염물질도 제거키로 했다. 시는 생태복원과 친수시설을 위해 생태 보존구역, 생태 체험구역, 생태 문화구역, 생태 휴양구역 등 하천의 구간별 특성을 살린 4개의 테마존도 조성하기로 했다. 시는 이와 별도로 광주천 유입 오염 부하량을 줄이기 위해 국비와 시비 1,315억원을 들여 광주천 좌ㆍ우안 35㎞에 오수 간선 관로도 단계적으로 설치키로 했다.
하지만 광주환경운동연합은 광주천 환경정비사업에 대해 “시가 그간 해왔던 하천정비사업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생태 보전을 위한 사업 내용이 서로 상충하거나, 콘크리트로 뒤덮여 사라진 도심 속 물길(지천) 복원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 시가 수생태계 보존을 위한 생태보전 사업 대상을 광주천 상류로 제한하고, 하류엔 문화ㆍ휴식공간 등을 설치하겠다는 점을 환경운동연합은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서울 청계천이 주목을 받았던 것은 과거 도시개발 과정에 덮어버린 물길을 다시 시민에게 되돌린 성과 때문”이라며 “광주시의 이번 생태복원 쪽 사업 추진 내용에 복개된 지류 구간 복원이 빠진 건 아쉽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