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8개·로맥 11개 거포들 주춤… 지난해 같은 때보다 30%가량 적어
공인구 반발력 조정·투수력 향상에… “30여개 수준서 홈런왕 나올 수도”
프로야구 홈런 레이스 터줏대감들의 올 시즌 페이스가 유난히 지지부진하다.
KBO 리그 10개 구단이 전체 일정 중 265경기를 소화(37%)한 27일 현재 전체 홈런 수는 405개다. 지난해 같은 기간 575개를 쳤으니, 무려 29.6%나 감소했다. 올해 초 KBO와 전문가들이 예측한 감소치(10~15%)를 훨씬 웃돈다. 장타율도 지난해 0.450에서 올해 0.394로 5푼 이상 크게 줄었고, 타율도 0.286에서 0.269로 1푼7리나 떨어졌다.
무엇보다 거포들의 홈런 페이스가 확실히 떨어졌다. 지난해 44개로 홈런왕에 등극했던 김재환(31ㆍ두산)은 8홈런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개를 친 것을 고려하면 30% 이상 부족하다.
지난해 홈런 공동 2위(43개) 로맥(34ㆍSK)과 멜 로하스 주니어(29ㆍKT)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로맥은 지난해 이맘때쯤 홈런 17개로 불방망이를 휘둘렀지만 올해는 11개(2위)를 기록 중이고, 로하스 역시 지난해 14개를 쳤지만 올해는 8개다. 2017년 홈런왕 최정(31ㆍSK)도 18개에서 10개로, 지난해 홈런 5위(41개) 한동민(30ㆍSK)도 13개에서 7개로 줄었다.
박병호(32ㆍ키움)가 지난해 7개에서 올 시즌 13개로 늘면서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박병호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한달 넘게 부상 결장한 점을 고려하면 같은 기간 홈런 개수가 늘었다고 보기엔 어렵다.
지금 페이스라면 올 시즌은 30여개 수준에서 홈런왕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홈런 수와 남은 경기수를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박병호는 35개, 로맥은 30개 정도를 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역시 새 공인구의 반발력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BO는 지난해 타고투저가 정점을 찍자,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인구 반발력을 종전 0.4134~0.4374에서 일본프로야구(NPB)와 같은 0.4034~0.4234로 줄였다. 반발력을 줄여 타구가 멀리 뻗어가는 걸 인위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취지였다.
좋은 투수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투수력도 향상됐다. 올 시즌 첫 선을 보인 루친스키(NC)와 켈리(LG) 알칸타라(KT) 등이 1~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리그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또 이영하(두산), 박진우(NC) 등 새롭게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온 젊은 투수들도 맹활약 중이다. 스트라이크 존이 좌우로 넓어진 점도 눈에 띈다.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우투수가 우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몸쪽 공에 구심들의 손이 올라가고 있다”면서 “투수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타자들이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날씨가 더워지는 시점에 몰아치기 홈런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김재환은 지난해 6~7월에 무려 20개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왕에 올랐고, 박병호는 6월부터 매달 꾸준히 7~9개씩 쳤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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