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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귀족’ 국내산 갑오징어 부활 가능성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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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귀족’ 국내산 갑오징어 부활 가능성 열렸다

입력
2019.05.27 11:00
수정
2019.05.27 14:3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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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수산과학원, 갑오징어 양식기술 개발 성공 

갑오징어. 한국일보 자료사진
갑오징어.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남획으로 어획량이 급감한 갑오징어를 양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해양수산부는 27일 “인공으로 부화한 갑오징어를 어미로 성장시켜 다시 알을 받아 부화시키는 전(全)주기적 양식기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갑오징어는 등면에 석회 성분의 단단한 갑(甲)을 가지고 있는 오징어다. 5월이 제철인 갑오징어는 단백질이 70%에 이르는 고단백 식품으로,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어획과 환경 변화로 어획량이 1983년 약 6만톤에서 2017년 약 5,000톤으로 급감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오징어 자원이 감소하며 갑오징어는 현재 1㎏당 도매가격이 1만원에 달하는 고(高)부가가치 어종이 됐다”고 설명했다.

연도별 갑오징어 생산량
연도별 갑오징어 생산량

이에 국립수산과학원(이하 과학원)은 작년부터 갑오징어 ‘부활’을 위한 양식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작년 4~5월 전남 강진과 경남 통영에서 잡은 어미 갑오징어 40마리로부터 알을 확보한 뒤 부화에 성공, 1,200마리의 새끼 갑오징어를 확보했다. 관건은 새끼 갑오징어가 먹는 초기 먹이가 무엇인지 규명하는 일이었다. 그 동안 갑오징어 양식을 연구해온 각 지자체들은 초기 먹이를 찾지 못해 부화 후 10일 정도 지난 새끼 갑오징어를 방류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과학원의 연구 결과, 새끼 갑오징어는 10㎜ 이상 자란 알테미아(동물 플랑크톤)를 먹으면 잘 자라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새끼 갑오징어는 어미로 성장, 올해 1월 중순 산란을 시작해 2월 하순 알이 부화를 시작했다. 인공 부화 갑오징어→성장→산란→부화로 이어지는 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김도훈 부경대 교수가 이 같은 실험 결과를 토대로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갑오징어를 1㏊ 규모에서 양식해 1㎏당 8,000~1만원에 판매하면 연 1억3,000만원 이상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갑오징어는 부화 후 6~7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에 출하할 수 있어 양식업체의 소득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과학원은 이달 1일 전남 해남에 위치한 민간 양식장 ‘대오수산’에 새끼 갑오징어와 알 등 5만여 마리를 넣어 대량 양식 시험에 착수한 상태다. 이 시험에 성공하면 올해 ‘양식’ 갑오징어 20톤가량이 생산되고, 가을에 시판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원 관계자는 “봄철 갑오징어 한 마리당 위판가가 2만8,000원, 쌀 때는 1만5,000원 정도 하는데 양식 갑오징어는 활어 상태로 유통되기에 1만원 정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향후 양식장이 늘어나 생산량이 확대되면 양식 갑오징어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장우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양식어업인 및 연구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갑오징어가 새로운 고부가가치 양식 품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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