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CJ그룹 부회장. CJ그룹 제공

영화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에 가장 기뻐할 곳 중 하나가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다. 한국 영화계를 쥐락펴락하는 큰손이 ‘최고 영화제 최고상’이라는 명예까지 얻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외부 행보가 뜸했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칸 복귀 무대가 화려하게 장식됐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됐다.

CJ엔터테인먼트는 1995년 제일제당 시절 영상산업 진출 때부터 글로벌화를 외쳐왔다. 이 부회장은 제일제당이 스티븐 스필버그 등이 공동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회사 드림웍스의 아시아 파트너가 되는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했다. 당시 삼성을 따돌리고 따낸 계약이라 큰 화제를 모았다.

CJ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을 화두로 여러 대형 프로젝트를 선보여 왔다. 이창동 박찬욱 등 국제적 인지도를 높은 감독의 신작에 적극 투자하며 세계의 문을 두드렸다. 칸영화제에서 수상한 ‘밀양’(감독 이창동)과 ‘박쥐’(감독 박찬욱)는 CJ엔터테인먼트 투자배급 영화다. 2016년과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아가씨’(감독 박찬욱)와 ‘버닝’(감독 이창동)의 지원군도 CJ였다.

봉준호 감독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살인의 추억’과 ‘마더’ 설국열차’ ‘기생충’의 투자배급을 맡았다. 크리스 에번스와 틸다 스윈튼, 제이미 벨 등 해외 스타가 참여한 ‘설국열차’의 제작비는 300억원대에 달했다. 10년 넘게 공을 들인 봉 감독이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안으며 CJ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전략이 대외적으로 더욱 눈길을 끌게 됐다.

2009년 ‘박쥐’와 ‘마더’의 칸영화제 상영 당시 이후 10년 만에 칸을 찾은 이 부회장에게 황금종려상 수상은 의미가 남다르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이후 외부 행사 참가를 삼가며 미국에 주로 머물러 왔다. 건강과 정권과의 불편한 관계가 작용했다는 해석이 많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개봉한 영화 ‘우상’에 이어 ‘기생충’의 크레디트에 책임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로 이름을 올렸다. CJ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생충’을 비롯한 자사 영화의 해외 세일즈를 지원하기 위해 칸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칸=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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