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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은 때리고, 트럼프는 달래고… 대북정책 양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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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은 때리고, 트럼프는 달래고… 대북정책 양면전

입력
2019.05.26 17:48
수정
2019.05.26 20: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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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북한이 작은 무기들 발사, 사람들 거스르게 했지만 나는 아니다” 

 볼턴은 “북한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 화물선 압류도 적절한 조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일본 도쿄 인근의 한 골프장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골프를 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일본 도쿄 인근의 한 골프장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골프를 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어르고 달래는 양면 전략을 다시 가동하고 있다. 대북 문제에서 한동안 말을 아껴왔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재등판해 대북 저격수 역할에 나선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며 ‘톱 다운 해법’에 대한 신뢰를 거듭 표명한 것이다. 이 같은 압박과 회유의 양면 전략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유의 협상술로 대북 상황을 관리하면서 비핵화 결단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이틀째인 26일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작은 무기들을 발사했다”며 “이것이 나의 사람들 일부와 다른 사람들을 거스르게 했지만, 나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김 위원장이 나에게 한 약속을 지킬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볼턴 보좌관이 전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을 압박한 데 대해 거리를 두며 북한을 달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이 최근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능지수가 모자란 멍청이’라고 맹비난한 것과 관련해 “그(김 위원장)가 조 바이든을 IQ가 낮은 사람이라고 했을 때 나는 웃었다”고 반기면서 “아마도 그것은 나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건가"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자신의 당선을 바라고 바이든을 비난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볼턴 보좌관의 강경 발언으로 조성될 수 있는 북미간 긴장 고조 상황을 차단하면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 이행을 견인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에 나선 이는 볼턴 보좌관이었다. 그는 전날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북한의 두 차례 발사를 거론하면서 “유엔 결의는 북한에 대해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며 “(북한의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그간 트럼프 정부 고위 인사들이 북한의 저강도 발사 도발에 로키로 대응해왔던 것과 달리 북한의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하며 유엔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처음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미일 정상이 “유엔 안보리 결의가 온전하게 유지되도록 확실히 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추가 미사일 발사시 유엔 차원에서 대응할 것을 시사하는 경고장도 날렸다.

볼턴 보좌관은 또 북한이 미국의 화물선 압류 조치에 강력 반발하며 반환을 촉구하는 데 대해 “북한 화물선 압류는 적절한 조치”라고 반박하면서 “지금은 푸에블로호 반환 문제를 논의할 적절한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반환 요구에 맞서 1968년 북한에 나포된 미 해군 푸에블로호 반환 카드를 꺼낸 것이다. 그는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는 데 대해서도 “그들이 말하는 건 대개 에누리해서 듣는다”며 평가절하했다. 볼턴 보좌관은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문은 열려 있다. 김 위원장이 거기에 걸어 들어올 지의 문제다”며 “스티븐 비건 국무부 특별대표는 언제 어디서든 만날 용의가 있지만 북한 측으로부터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협상의 문을 열어놓되 북한의 선택에 달린 문제라며 북한에 공을 돌린 것이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의 온도 차는 대북 상황 악화를 막으면서 톱다운 해법의 여지를 남겨두는 한편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 경고 메시지를 보낼 필요성이 동시에 요구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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