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즈베레프가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ATP 투어 제네바 오픈 니콜라스 재리와의 결승전에서 백핸드를 구사하고 있다. 제네바=AP 연합뉴스

체력과 집중력이 약점으로 지목돼 온 알렉산더 즈베레프(23ㆍ5위ㆍ독일)가 시즌 첫 우승을 따내며 프랑스 오픈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ㆍ6위ㆍ그리스)와 도미니크 팀(26ㆍ4위ㆍ오스트리아)에 내준 차기 테니스의 왕자 자리를 빼앗아오겠다는 각오다.

즈베레프는 25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제네바 오픈 마지막 날 결승에서 니콜라스 재리(24ㆍ75위ㆍ칠레)를 2-1(6-3 3-6 7-6<10-8>)로 물리쳤다. 개인 통산 11번째 타이틀을 차지한 즈베레프는 26일 개막하는 시즌 2번째 그랜드슬램인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에 출전해 1회전에서 존 밀먼(30ㆍ55위ㆍ호주)을 상대할 예정이다.

2013년 프로로 전향한 즈베레프는 일찍부터 ‘빅3’의 아성을 위협할 대표적인 유망주로 주목 받아 왔다. 198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 플레이로 하드와 클레이코트 대회를 가리지 않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강력함을 선보였다. 지난해 11월에는 남자 테니스 왕중왕전인 ATP 파이널 우승으로 ‘빅3’의 왕관을 물려받았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새롭게 부상한 치치파스와 팀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겼다. 로저 페더러(38ㆍ3위ㆍ스위스)처럼 원핸드 백핸드를 구사하는 치치파스는 1월 호주오픈 4강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키며 ‘페더러의 후계자’라는 별칭을 얻었고, 이후 두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클레이의 왕자’ 도미니크 팀도 3월 BNP 파리바 오픈 제패 이후 나달까지 잡고 바르셀로나 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즈베레프를 제치고 세계랭킹 4위에 올랐다.

다 갖춘 즈베레프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5세트 경기를 버티지 못하는 체력과 정신력. 메이저 최고 성적이 지난해 프랑스오픈 8강일 정도로 유독 그랜드슬램과 인연이 없었던 그는 경기가 조금만 풀리지 않아도 라켓을 내려치거나 주심에게 격하게 항의하는 등 스스로 자멸하는 모습이 많았다.

그랬던 즈베레프에게 이번 제네바 오픈 우승은 좋은 보약이다. 8강과 4강에서 2시간 30분 안팎의 접전을 이겨낸데다, 결승전에서도 2시간 36분의 경기 끝에 타이틀을 따내며 '마라톤 맨'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지난해 합류한 ‘전설’ 이반 렌들(59) 코치의 지도가 이제야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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