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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리콴유 손자, 법망 피해 남아공에서 동성결혼

입력
2019.05.26 12:07
수정
2019.06.02 21:2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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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셴룽 총리 “아버지 기뻐하실 것”

싱가포르 리콴유 손자, 법망 피해 남아공에서 동성결혼

싱가포르 국부(國父) 고 리콴유의 손자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동성결혼식을 올렸다.

26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콴유의 손자이자 현 총리 리셴룽의 아들인 리환우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아공에서 동성인 헝이루이와 결혼한 사실을 밝혔다. ‘오늘 내 영혼의 반려자와 결혼한다. 함께 나눌 평생이 기대된다’라며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커플룩을 입고 함께 찍은 사진도 올렸다. 둘은 1년여 전부터 교제 사실을 공개했다.

그가 남아공에서 결혼식을 올린 것은 남아공이 2006년부터 동성결혼을 법으로 인정하고 있어서다. 싱가포르는 동성결혼은 물론이고 동성 간 성행위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처벌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사문화한 상태다.

아들의 결혼 소식이 알려지자 리셴룽 총리는 “아버지(리콴유)도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동성애 반대론자였던 리콴유는 말년에 “동성애는 생활방식이 아니다. 유전적인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동성애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국부 리콴유의 손자인 리환우(오른쪽)씨와 동성 배우자. 페이스북 캡처
싱가포르 국부 리콴유의 손자인 리환우(오른쪽)씨와 동성 배우자. 페이스북 캡처

싱가포르 네티즌들은 대부분 축하를 건넸다. “사랑에는 경계가 없다” “동성애는 사랑이고, 동성애 혐오가 병이다” 등이다. 반면 “동성애는 싱가포르에선 불법이다. 지금은 리콴유 손자가 솔선수범하고 있다”라며 비꼬는 반응도 있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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