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오른쪽 두번째) 외교부 장관이 지난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례 각료이사회에 참석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주미 대사관 외교관의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 내용 유출 사건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의도적 유출이라고 규정한 강 장관은 “(외교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져 장관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참석 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강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주OECD 한국대표부에서 국내 언론 특파원들과 만나 이렇게 밝혔다. 강 장관은 “외교부의 크고 작은 사고들에 사안의 경중에 따라 대응해오고 있지만, 이번 일은 상대국과의 민감한 일을 다루는 외교공무원으로서 의도적으로 기밀을 흘린 케이스로 생각한다”며 “출장 오기 전에 꼼꼼히 조사해 엄중히 문책하라는 지침을 주고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상 간 통화라는 민감한 내용을 실수도 아니고 의도적으로 흘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커리어 외교관으로서 이런 일을 했다는 게 장관으로서 용납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외교부가 잦은 실책과 구설로 사기가 저하된 것 같다는 지적에는 “취임 후 불필요한 밤샘 근무나 대기, 주말 근무를 많이 없앴는데 이런 실수로 외교부가 비판받 게 되면 아무래도 직원 사기가 많이 떨어진다”며 “실수의 경중을 따져서 문책하는 것이 직원들의 프로페셔널리즘과 사기를 진작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해당 외교관의 능력이나 직업윤리 등에 대해 “신뢰가 져버려 진 상황”이라고 깊은 실망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제 스스로도 리더십이 부족하지 않은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도 했다.

전날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장관이 우리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론을 또다시 들고나왔다는 일본 측 보도에 관해 강 장관은 “메시지 관리에 신중해 달라고 얘기했는데 (일본 측이) 이렇게 한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각료급 회담에서 상대편의 정상을 거론하는 것은 외교적 결례”라고 비판했다.

우리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 원고 측에 일본 기업의 자산매각 절차를 연기할 수 없는지 타진했다는 일 NHK 보도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부 기본입장은 사법 절차에 행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것으로 정부가 (원고 측에 압류자산 매각 절차 연기를) 요청했다는 것은 정부 기본입장과 다른 얘기”라며 일본 정부가 요구한 중재위원회 개최와 관련해서도 “신중히 검토해나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