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동물 학대’ 사건에, 매주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달해드리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에 전해드릴 소식 역시 너무나도 끔찍한 내용인데요. 경기도 이천에서 한 20대 남성이 생후 3개월 된 강아지를 ‘수간’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져, 비난의 목소리와 더불어 가해자 엄벌 및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크게 일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동물보호단체 동물학대방지연합(KAPCA)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한 행인이 3개월 된 강아지를 '수간'하고, 신체에 해를 가했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며 "곧 후속 소식을 전해드리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로부터 이틀 뒤인 20일, 동물학대방지연합 홈페이지에는 "(경기도)이천에서 벌어진 수간 사건"을 고발하는 글 한 건이 업로드 됐습니다. 이후 여러 매체가 이를 집중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해당 사건에 대한 공론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죠.

 “술 때문에 기억이 안 나요..” 일부 시민, '심신미약'으로 처벌 수위 낮아지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특히 동물학대방지연합이 공개한 CCTV 증거 영상(현재는 삭제된 상태)과, A씨가 길 한복판에 누워 강아지에게 음란 행위를 하는 다수의 현장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널리 확산되면서 많은 시민의 공분을 샀는데요.

CCTV에 찍힌 충격적인 현장 모습. KAPCA 페이스북 캡처

물론 사진은 실루엣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모자이크 혹은 블러 처리가 되어있지만,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더는 못 보겠다", "충격적이다", "저게 정말 사람이 한 짓이냐"는 등 다소 격한 반응을 보이며 A씨의 행동을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고발글과 언론의 후속 보도에 따르면 범행이 일어난 건 16일 밤 11시경으로, 27살 남성 A씨가 식당 앞에 목줄로 묶여 있던 3개월 된 강아지에게 접근해 10여분 간 강압적으로 ‘수간’ 시도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한 한국경제는 22일자 보도를 통해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주요부위를 노출하고 있던 A씨를 현행법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는데요. 체포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동물학대방지연합 측은 A씨의 범행을 두고 동물보호법 제 8조 2항에서 금하고 있는 “오락, 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이자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는 행위”에 해당된다며, 사건을 담당한 이천경찰서에 강도 높은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요청했는데요. 현재 이천경찰서는 A씨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및 '공연음란죄(형법 제245조)' 혐의를 적용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술에 취해 아무것도 기억나는 게 없다는 A씨, 과연 A씨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처벌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요? 술에 취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동물 학대를 한 경우, ‘동물보호법 위반’ 혹은 ‘공연음란죄’ 처벌 수위가 약해지진 않을지, 동물권을 연구하는 변호사단체 ‘PNR’의 김슬기 변호사에게 직접 문의해봤습니다.

김슬기 변호사는 "단순히 술을 많이 마셔서 취한 상태였을 뿐이라면 심신미약 상태로 인정될 가능성은 낮으며, 범죄행위 및 A씨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소여부나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 답했는데요. 또한 김 변호사는 해당 사건의 경우 CCTV, 증인 등 "증거가 충분히 확보된 상태이므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만으론 처벌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혹여나 ‘심신 미약’이 가까스로 인정된다고 해도, "법원 재량에 따라 형의 감경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형이 감경되는 등 반드시 처벌 수위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동물 성범죄 사건, 처음이 아니다 
피해를 입은 동물은 3개월 된 강아지로, 현재 피해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KAPCA 페이스북 캡처

동물학대방지연합에 따르면, 피해를 입은 강아지는 현재 배변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이며, 정신적인 충격으로 계속 침을 흘리거나 사람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고작 3개월 된 이 강아지는 한 사람의 충동적인 행동으로 인해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에 시달리며 정신적, 신체적 후유증을 앓게 된 것이죠.

피해 강아지의 근황이 알려짐과 동시에,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천에서 벌어진 동물수간사건에 대한 강력한 처벌 및 범국가적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는 청원글이 올라왔습니다. 청원 시작 이틀 만에 5만명 이상, 24일 오후 6시 기준 8만7,000명 이상 청원에 동참한 상태입니다.

24일 오후 6시 기준, 8만7,000명 이상 해당 청원에 동참한 상태다. 해당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많은 누리꾼이 이번 사건에 유독 공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동물 성범죄'와 관련된 사건이 제대로 된 해결책 없이 수차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지난 2016년, 반려동물을 상대로 ‘수간’을 저지른 뒤 후기를 공유하거나, 이를 알선하는 글을 올리는 한 단체 커뮤니티가 적발돼 크게 논란이 됐는데요. 그로부터 2년 뒤인 2018년, 이번엔 ‘수간협회’로 불리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이 오고 가는 사건이 발생해 해당 페이지의 구성원을 강력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와 같은 ‘동물 성범죄’ 이슈는 같은 해(2018년) 11월, ‘수간 권유 책 판매’ 논란이 불거지면서 재점화 됐는데요. 반려동물과의 성관계를 권유하거나, 그 방법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 담긴 전자책이 대형 서점에 소개, 판매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던 사건이었죠.

동물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2016년 ‘수간’에 관한 논란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나도록, ‘동물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 및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진전되지 않은 채 또 다른 논란만 야기한 것은 아닌지, 신중히 성찰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한 누리꾼은 포털사이트 댓글을 통해“이번 사건도 흐지부지되면, 또 비슷한 일이 되풀이 될 것”이라며 “범행 대상이 작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확대될지 알 수 없는 만큼 동물학대 사건도 죄질에 따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온라인이 아닌 길 한복판에서 직접 수간 행위를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한 지금, 당국의 제대로 된 대처와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책이 논의되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 이상 끔찍한 일이 되풀이되거나 모방 범죄 등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학대범에 대한 처벌 강화 및 ‘동물 학대’에 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될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2. 병원 못 믿겠다며 직접 ‘생마늘 치료’,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난주 금요일(17일), 동물권단체 하이(HAI)는 홈페이지에 "마늘 자가치료로 반려견에게 상해를 입힌 학대자 고발!"이라는 글 한 건을 게시했습니다. 하이 측은 이 글을 통해 지난 14일, 한 시민으로부터 ‘인스타그램 사용자 B씨가 지속적인 ‘자가 치료’로 몰티즈의 상처를 더 악화시키면서 해당 내용을 SNS에 올리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는데요.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B씨는 자신의 반려견이 ‘유선종양’이라는 질병에 걸렸지만, 곧바로 동물병원으로 데려가지 않고 집에서 수차례 치료 행위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 중 B씨는 총 6번에 걸쳐 찧은 마늘을 상처 부위에 올려놓고 찜질하는 방법을 시도했는데, 문제는 반려견의 종양 부위가 점점 벌어지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띄게 반려견의 종양 상태가 악화됐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과정을 인스타그램으로 지켜보던 한 시민이, 하이 측에 ‘동물 학대가 의심된다’며 제보한 것이었죠.

적시에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해 반려견의 종양상태는 점차 악화됐다. 동물권단체 하이 페이스북 캡처

실제로 유선 종양 위에 찧은 마늘을 올려놓는 행위가 수의학적으로 효과가 있는 방법인지 직접 수의사에게 질문해봤습니다. 송파바로병원 박찬우 원장은 “직접적으로 피부에 자극이 된다는 점 빼고는 크게 효과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는데요. 치유 효과를 기준으로 보면, 그동안 B씨는 반려견의 유선 종양을 거의 ‘방치’한 것과 다름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겠습니다.

몰티즈의 건강상태 확인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하이 측은 고발장 접수 다음날인 18일, 지자체 관계자 및 공수의사와 함께 B씨의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자가치료를 행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B씨 가족은 “지인들로부터 의료 사고 등 동물병원에 대해 좋지 않은 경험을 전해 들어, 공포심에 자가 치료를 결심했다”고 밝혔는데요. 또한 인스타그램에 등장했던 해당 몰티즈는 13살 노령견이라며, B씨 가족은 “수술할 경우 아이가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할 것 같아서” 직접 돌보는 편을 택했다고 하네요.

이후 치료의 시급성을 알리며 B씨 가족을 설득한 하이 측 일행은 함께 동물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진 결과 몰티즈의 건강 상태는 다행히 유선종양 외엔 양호한 편이었으며, 반려동물 등록도 제대로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하이 측은 지자체 관계자 및 공수의사와 함께 B씨의 가정을 직접 방문했다. 동물권단체 하이 페이스북 캡처

해당 소식이 추가로 보도되면서, 일각에서는 “잘못된 민간요법은 분명히 비난 받아야 하지만, B씨 가족은 반려동물을 의도적으로 해하려는 목적이 없던 것 같긴 한데 학대라고 보긴 애매하지 않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의도성 및 상황에 따라 학대 여부가 다르게 해석될 수 있어 “‘자가 치료’에 대한 동물학대 처벌 기준이 애매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찬우 수의사는“물론 수술이나 과잉 진료 등, 동물병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 때문에 내원을 꺼리시거나 두려워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며 “민간요법 자체가 잘못됐다기보다, ‘검증되지 않은 자가 치료법’이 오히려 사랑스런 반려동물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라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서희준 동그람이 에디터 hzuney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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