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경기 수원시 불법광고물 자동전화안내 서비스 ‘대포킬러’ 
수원 권선구청 건설과 사무실에 모인 단속반과 직원들이 이날 수거한 불법 광고물을 분류하고 있다. 시는 광고물에 적힌 전화번호를 입력, 20분마다 한 번씩 전화 거는 시스템을 마련, 불법 광고물 줄이기를 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경기 수원시 권선구 건설과 소속의 불법 유동광고물(현수막·벽보·전단) 전담 단속반원들은 요즘도 밤사이 길거리에 뿌려진 전단이나 현수막 등을 수거, 분류하는 작업이 익숙하다. 야한 수영복을 입은 여성의 포즈가 새겨진 명함판 전단에서부터 분양 안내 현수막과 포스터는 기본이고 각종 술집이나 마사지 안내 전단지 등으로 유형도 다양하다. 하루 평균 100장 이상의 불법 유동광고물 회수는 기본이다. 그나마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게 위안거리다. 한 단속반원은 “아직도 불법유동광고물이 완전하게 근절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대포킬러’ 서비스가 도입된 이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수원시에서 불법 유동광고물 근절을 위해 도입한 ‘대포킬러’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대포킬러’는 불법 사업자에게 일정시간마다 자동으로 전화를 걸면서 사실상 수신자의 통신 기능을 마비시키는 서비스다. 2017년 9월, 대포통장 등의 불법 사업자 근절을 위해 사용했던 서울시의 ‘대포킬러’ 서비스에서 착안됐다.

‘대포킬러’ 서비스 도입 이전까지 시내 불법 유동광고물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불법 유동광고물에 표시된 전화번호를 정지시키는 방법으로 단속에 나섰지만 광고주들은 새로운 전화번호로 불법 영업을 이어갔다.

실제, 2017년 한 해 동안 권선구에서 부과한 과태료만 18억원에 달했다. 불법 전단은 1~10장 이하인 경우 장당 8,000원, 11~20장 1만7,000원, 21장 이상은 2만5,000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수막은 일반적(3㎡ 미만)인 경우 1㎡미만 장당 8만원, 1~2㎡ 미만 12만원, 2~3㎡미만 14만원이다.

수원시는 불법 옥외광고물을 뿌리 뽑기 위해 2017년 12월 KT와 '불법 광고물 자동 전화안내 서비스' 추진 협약식을 가졌다. 수원시 제공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던 시에선 ‘대포킬러’ 서비스 도입을 전격 결정했고 2017년 12월 KT와 ‘불법광고물 자동전화안내 서비스 업무 협약’까지 체결했다. 2018년 1월, 전국에선 처음으로 ‘불법 광고물 자동전화안내 서비스’를 도입, 시행하게 된 배경이다.

이 서비스엔 불법 광고물의 전화번호에 20분마다 1회씩 전화를 거는 시스템이 내장됐다. 2회 이상 불법 광고물 단속에 적발되면 10분마다, 3회 이상 단속 시엔 5분마다 1회씩 불법 광고 사업자에게 전화가 걸린다.

업종별 전화 거는 시간도 다르다. 분양 안내 등 일반광고 업체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밤에는 영업하는 성매매·퇴폐업소에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20분 단위로 전화가 걸린다. 이어 “귀하는 옥외광고물법을 위반하셨습니다.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입니다”란 자동응답기 안내와 함께 옥외광고물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 및 광고물 허가(신고) 신청 방법도 설명해준다. 특히 이 시스템에선 불법 광고물 게시자가 특정 안내 전화번호를 스팸 번호로 등록할 수 없도록 200개 전화번호를 확보, 무작위로 전화가 걸리도록 돼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이 시스템에선 전단을 뿌린 805곳에 3만460회, 현수막 2,081곳에 10만4,464회 등의 전화안내 서비스가 발송됐다.

효과도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동안 시에서 수거한 불법 유동광고물은 모두 63만6,795건. 이는 2017년 250만8,926건의 25.4% 수준이다. 전단의 경우엔 136만238건에서 23만6,686건으로 급감했다. 가성비도 나쁘지 않았다. 서비스 도입 초반, 월 평균 100만원이 들어갔던 비용은 절반 이하까지 떨어졌다. 그만큼 불법 유동광고물이 줄어든 셈이다.

수원시가 추진한 불법 유동광고물 자동 전화안내 서비스가 인사혁신처가 주관한 '2018 제3회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 혁신행정 부문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1월 28일 열린 대회에서 수상한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시의 이런 성과는 또 인사혁신처에서 주관한 ‘2018 제3회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 혁신행정부문 장려상 수상으로 돌아왔다.

시 관계자는 “불법 유동광고물 자동 전화안내 서비스는 단속이 아닌 계도를 통해 올바른 광고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제도”라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행정으로 불법 유동광고물 없는 쾌적한 거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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