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 등 내부 요인으로 폭발” 주장 제기
경찰 현장 정밀 감식…업체 “규정대로 관리”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 1공장 옆 수소탱크 폭발사고 발생 다음날인 24일 오후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이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신소재 연구개발(R&D) 현장 견학을 온 30대 경영인의 목숨을 앗아가는 등 8명의 사상자를 낸 강원 강릉시 강원테크노파크 내 벤처공장 폭발사고는 시험가동 중이던 수소저장 탱크가 내부 압력을 이기지 못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은 문제의 수소 탱크가 애초부터 부실시공 됐을 가능성과 고압가스 조작미숙, 안전장치 오작동 등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장시택 강릉부시장은 24일 사고 현장 인근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브리핑을 갖고 “폭발 당시 외부 충격은 없었다. 내부 압력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일정 수준을 넘은 탱크 내 압력이나 누출 등 내부적 요인으로 인해 공장 옆면에 설치된 40㎥(4만ℓ) 용량 탱크가 연쇄적으로 터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지난 23일 오후 6시22분쯤 발생한 이 사고로 인해 권모(37)씨 등 2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당시 강릉 벤처공장에서는 태양광을 통해 생산된 수소를 연료전지에 저장한 뒤 벤처공장에 전기를 공급하는 과정을 실험 중이었다.

특히 지름 3m, 높이 8m의 문제의 탱크 3대 모두 금속재질로 이뤄져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탱크가 폭발하면서 금속파편이 분무기처럼 뿌려져 끔찍한 인명피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권씨 등은 강릉벤처 공장을 견학 중 우연히 수소탱크 옆을 지나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산자부와 강원도에 따르면 폭발을 일으킨 수소탱크는 A업체 등 9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 지난달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 공장에 3대를 설치해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3월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완성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주관하는 프로젝트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수소를 만들어 저장한 다음 전기로 바꾸는 수전해(P2GㆍPower to Gas) 사업 가운데 하나다. A업체 등은 400시간 시험 가동을 진행한 상태였고, 5월까지 1,000시간 무사고를 달성하면 강원테크노파크에 기술과 장비를 넘길 계획이었다.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 1공장 옆 수소탱크 폭발사고 발생 다음날인 24일 오전 사고 현장이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이날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과 함께 사고 현장에 대한 정밀감식을 진행했다. 시공 및 안전검사 과정, 조작과정에서 업체 등의 과실이 있었는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수소탱크에 이물질이 유입됐거나 발화 등 폭발을 부른 외부요인이 있었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일각에선 수소를 기체 상태에서 고압으로 압축 보관하면 폭발 위험성은 커지기 때문에 액화 수소로 보관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관리 업체와 강원테크노파크는 수소탱크 폭발사고는 이례적인 것으로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가동을 맡았던 A업체 관계자는 “사고 당시 기기에 특별한 조작을 하지 않았다”며 “압력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가스가 배출되도록 규정대로 시공한 탱크가 왜 터졌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수소탱크 자체의 문제인지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형환 강원테크노파크 신소재원료팀장은 “공기보다 가벼워 누출 시 빠르게 확산하는 수소는 밀폐된 공간이 아니면 폭발 위험성이 거의 없다”며 “건물 밖에 설치된 탱크가 왜 갑자기 폭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산자부는 이번 사고로 정부 수소경제 패러다임에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한 듯 “안타깝게도 이번 사고는 새로운 R&D를 통해 활용법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며 “강원도와 강릉시 등 관련 기관들이 협조해 조속히 사고를 수습해 달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강릉=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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