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원내지도부는 24일에도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이어갔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네 탓 공방’에만 열을 올렸다. 하지만 한국당 내부에서도 국회 복귀 목소리가 나오고, 황교안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도 마무리되는 만큼 이 같은 진통이 무한정 길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원욱 민주당ㆍ정양석 한국당ㆍ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실무 협상을 벌였지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에 대한 유감표명 등 선결조건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3당 원내수석은 다만 조속한 국회정상화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위한 원내대표 회동을 건의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동에서도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강행에 대한 사과와 철회를 요구하고, 민주당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바른미래당은 절충안을 제시하며 재차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만남을 제안한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수석은 “저는 패스트트랙 문제 때문에 ‘동물국회’ 오명도 썼으니 여야가 서로 국민에게 사과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며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서도 여야 합의 추진을 약속 받는 선에서 국회에 복귀하자 했다”고 회동 직후 밝혔다.
하지만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도 공개 발언을 통해 협상 지연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렸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저는 굉장히 정성스럽게 (협상에) 임했고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판단했는데 왜 갑자기 한국당에서 과도한 요구로 장애를 조성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 일방적 역지사지는 가능하지 않다”며 “일방적 승리에 대한 집착이나 자신만이 정당하다는 분노가 내려지지 않으면 접점 찾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도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정상화의 가장 큰 적은 집권당 내부의 이념 강화와 선명성 투쟁”이라며 “민주당이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지는 집권 여당이 아니라 권력은 잡되 책임은 없는 집권 야당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청와대와 여당에 민주당 새 원내지도부의 협상 자율권을 보장하라면서 “야당을 국정 동반자가 아닌 박멸 집단으로 여기는 태도는 결국 여당 원내지도부가 어떠한 (협상의) 핸들도 가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전권을 갖고 내주 초 담판회동으로 결론을 내자는 입장이다. 지난 3주간 진행된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도 이날 서울ㆍ경기 일정을 끝으로 마무리되는 만큼 지금이 협상의 적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 내부에서도 국회 복귀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더 이상 실기하면 모든 화살은 우리 당에게 돌아올 것”이라며 “20대 국회 문을 완전히 닫고 무서운 투쟁을 통해 항복을 받아낼 것인지, 민생을 위한 조건 없는 등원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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