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 익명게시판에 고발돼… 학교측 경위 파악
최근 페이스북 익명게시판인 대나무숲에 올라온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선후배, 동기, 교수님들을 대상으로 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언어 성폭력 사건을 고발한다’는 글. 페이스북 대나무숲 캡처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일부 남학생들이 온라인 단체대화방에서 여학생과 여교수 등을 상대로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말을 주고 받은 사실이 알려져 학교 측이 경위 파악에 나섰다.

24일 대전대 등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 익명게시판인 대나무숲에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선후배, 동기, 교수님들을 대상으로 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언어성폭력 사건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이 글에서 “5월 17일 같은 과 남자 동기 8명으로 구성(가해자 4명)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언어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수많은 증거(캡처본)들 속에서 동기, 후배, 선배, 교수님, 여자, 남자를 가릴 것 없이 모멸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모욕 및 성적 발언의 대상자가 되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그러면서 문제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오간 성폭력 등 관련 내용을 발췌해 올렸다. 대화방에는 ‘여자애들은 바지 벗고 나와야 한다’, ‘어떤 여자의 XX 속에 들어갔다가 나왔길래 이렇게 축축해진 거야’, ‘00이 00사진 보내 달라더냐’ 등의 말이 오갔다. 한 학생이 “방금 000 가슴 손으로 5번 두드리던데 홧병 왔나’라고 말하자 다른 학생이 “애무, 셀프 애무”라고 답하기도 했다. 외모를 평가ㆍ비교하거나 특정 신체 부위에 부항치료를 하면서 영상을 찍고 싶다고 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줄 만한 내용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일부 학생은 ‘000김치년이네’, ‘00년’, ‘00같은 0000년아’ 등 입에 담기 힘든 거친 욕도 대화방에 올렸다.

학생들은 이 대화방 내용이 알려지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었다. 한 학생이 “(모 병원 한의사)가 (연예인 이름) 발목 만져 봤다노”라고 말하자, 다른 학생이 “난 감방 갈 각오하고 딴 거도 만진다. 저 (연예인 이름) 특정 신체에 부항치료 하면서 캠코더 꺼내면 몇 년 형이고”라고 답했다. 이에 발목 이야기를 먼저 꺼낸 학생이 “출소하고 나이지리아 월드컵 보면 될 듯…(욕설) 제2의 정준영 되면 이 톡방 몰살 되는 건가”라고 답글을 했다.

고발 글 작성자는 “확인된 피해자는 수십명에 달했고, 그 대상은 동기, 선후배, 심지어 교수님까지 광범위하게 있었다”며 “이 대자보(게시글) 사례는 극히 일부이고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피해자를 함부로 추측하지 말아 달라”며 “이 사건을 계기로 언어성폭력에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더 이상 동조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고, 성찰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학 측은 문제의 대화방이 실제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학 측은 피해자를 보호하는 한편, 관계된 학생에 대해 조사를 벌여 결과를 토대로 처벌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대전대 관계자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 학생을 보호하고 있지만, 단체대화방 내용이 알려지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피해 학생이 나오고 있다”며 “조사를 신속히 진행해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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