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부모들 “노란차 안전사고로 사망한 아이들이 대체 몇명이냐”
“노란차 안전사고로 사망한 아이들이 대체 몇명이냐.”
인천 송도 축구클럽 통학차량 교통사고로 숨진 초등학생 A군의 어머니의 애끓는 하소연이다. A군의 어머니를 비롯한 송도 축구클럽 사고 피해 부모들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동의자 3만 명을 돌파했다.
A군의 어머니는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축구클럽에 축구한다고 차량에 태워 보낸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다”며 “축구 꿈나무를 키워줄 거라 믿었는데, 생명은 지켜주셨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청원 동의 호소 글을 올렸다.
15일 발생한 사고 직후에는 초등학생들이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원이 구조 당시 어린이들이 안전벨트를 맨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족에 따르면 아이들은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다.
A군 어머니는 “아이 허리와 배에 안전벨트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끝까지 엄마 말을 잘 들었다”며 “안전벨트로 멍이 들었고, 생존한 아이들도 안전벨트를 맸다고 하는데, 왜 안전벨트를 안 맸다고 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구조대가 오지 않아 시민들이 아이들을 (차에서) 빼냈다는데, 시민들이 꺼낸 후에 도착해서 나온 모습만 봤나 보다”라며 “성인용 안전벨트라 아이들이 안전벨트에서 빠진 게 아니냐, 노란차였는데도 그런 시설 관리도 없었냐”고 하소연했다.
또 노란색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자 특별관리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노란차 운전자는 별도의 자격을 신설하고 주기적인 안전교육을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신호위반이나 속도위반 단속 좀 해주면 안 되냐”고 호소했다. 이어 “내 아이가 떠날 줄 알았다면 송도에서 노란차가 질주할 때 신고나 건의라도 해볼 걸 그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사망자인 B군의 아버지도 같은 블로그에서 노란색 어린이 통학차량의 안정성을 지적했다. B군 아버지는 “다 같은 노란버스가 아니었다”며 “전문 운전자가 아닌 코치들이 운전해도 되는 버스였고, 24살 갓 제대한 초보운전자가 운행해 제대로 된 보험조차 들지 않은 노란버스였다”고 주장했다.
2015년 1월부터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은 9인승 이상 어린이 통학차량의 안전벨트 착용, 인솔 교사 동승, 하차 후 차량 내부 점검 등을 의무화했다.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자는 승차한 모든 어린이나 영유아가 신체구조에 따라 적합하게 조절될 수 있는 안전벨트를 매도록 한 뒤 차량을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피해 부모들은 해당 통학차량이 이 같은 사항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5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앞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초등학생 2명이 숨지고 초등학생 3명과 사고차량 운전자, 보행자 등 6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통학차량이 신호를 위반해 교차로를 지나려다 카니발 승합차와 충돌했다. 통학차량 운전자 C(24)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ㆍ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24일 오후 2시30분 인천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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