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넷, 그리 어리지 않은 나이에 배우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차인하는 이듬해 지금의 소속사를 만났다. “더 이상 후회하는 일은 없다”는 마음으로 결정했던 일이었단다.
또래 배우들에 비해 다소 늦은 출발에 조급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미소를 지은 차인하는 “자신감을 가지고 출발을 했었어야 하는데, 어떻게 보면 저는 출발 자체를 불안정하게 했던 것 같다”는 솔직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다 보니 연기 공부를 계속하고 동료들과 함께 하면서도 끊임없이 불안감과 열등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쨌든 저를 움직이는 동력이 그런 마음들이었던 시절이 있었죠. 그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당시의 저는 분명히 불안정하고 불안했던 것 같아요. 지금이요? 지금은 담담해지려고 노력해요. 외부 상황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죠.”
늦은 출발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묵묵히 ‘연기’만을 바라보며 걸어온 차인하는 어느덧 데뷔 2주년을 앞두고 있는 배우로 성장했다. 첫 출발 당시 꿈꿨던 2년 후의 모습과 지금이 어느 정도 닮아있냐는 질문에 차인하는 고민 없이 “똑같은 것 같다”고 답했다.
“제가 데뷔 때 꿈꿨던 지금의 모습이 그대로 실현된 것 같아요. 데뷔 후 시간이 이 정도 지났을 땐 이 정도로 연기를 공부하고 있겠구나 어림짐작으로나마 상상했던 것들이 비슷하게 이루어졌죠. 실제 현장에서 많은 걸 보고, 듣고, 배우면서 엄청난 공부를 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지금의 저는 정말 많은 걸 배우고 있거든요.”
‘더 뱅커’를 통해 한 계단 더 성장한 차인하는 이제 갓 출발선상에서 발을 뗐다. 앞으로 긴 배우 생활을 달려 나갈 일만 남은 그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꿈나무’다.
“도전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다른 사람들이 도전하지 않았던 영역에서 독보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장르나 캐릭터가 있을까?) 음, 이건 조만간 행동으로 보여 드릴게요. 계속 관심을 갖고 찾아봐 주시면 ‘얘가 그래서 예전에 이런 말을 했구나’ 싶으실 거예요.”
모든 배우가 그렇듯 언젠가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로 불리고 싶다는 포부를 전한 차인하는 “배우에 대한 신념이나 생각을 잘 이뤄낸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덧붙였다.
“세상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제 최종 목표에요.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손이 닿게 해 주고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춰주고, 때로는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그런 배우야 말로 ‘좋은 배우’가 아닐까요.”
한편 차인하는 지난 16일 종영한 MBC ‘더 뱅커’에서 ‘감사실 3인방’의 일원인 문홍주 역을 맡아 폭넓은 감정연기를 선보이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더 뱅커’는 최종회 7.0%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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