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디자이너 이자벨 마랑 제품이 출시 하루 만에 ‘완판’된 적이 있습니다. 한국 고객들이 싹 쓸어간 겁니다. 내부에서 너무 놀라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 할 정도였죠.”
프랑스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온라인 쇼핑몰 ‘24S’가 이달부터 한국어 서비스를 개시하며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2017년 문을 연 24S는 세계 100여개국에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프랑스어와 영어, 독일어로만 서비스를 제공하던 24S가 아시아 지역에선 유일하게 한국을 선택한 것이다. LVMH의 ‘한국 사랑’은 유별나다. 지난달 처음으로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연 곳도 자국인 프랑스가 아닌 한국의 이태원이었다. 세계 명품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한국 고객들이 ‘귀한 손님’이라는 걸 인정한 셈이다.
23일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만난 에릭 고게 24S 최고경영자(CEO)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현재 24S에서 한국은 국가별 매출 순위 10위권 안에 든다”며 “한국 고객들은 우리가 한국에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하기 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입소문을 통해 찾아와줬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24S는 ‘아는 사람만 아는’ 명품 온라인몰이다. 인터넷 블로그 등에는 24S에서 관세를 계산해 ‘직구’하는 법을 알려주는 글들이 있는가 하면, SNS에 24S에서 쇼핑하는 과정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온 경우도 있다. 한국 소비자들이 24S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종류의 상품을 제법 싸게 구입할 수 있어서다. 24S에선 명품 브랜드 제품을 최대 50% 이상 싸게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LVMH가 소유한 루이비통과 디올, 셀린 등 명품부터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200여개의 다양한 제품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24S 한국어 서비스가 향후 국내 소비자들에게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을 거란 예상이 가능하다.
24S는 한국 소비자를 위해 배송 서비스도 차별화했다. ‘직구족’들이 번거로워했던 배송 지연이나 비용 고민을 해결한 것이다. 프랑스 현지에서 출고한 상품을 3일만에 한국에서 받아볼 수 있고, 25만원어치 이상 구매하면 배송비가 무료다. 교환이나 환불도 30일 안에 하면 무료로 가능하다. 고게 CEO는 “고급제품 시장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한국은 e커머스(전자상거래)가 굉장히 발달한 나라라서 고객들이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만큼 전망이 밝다”고 내다봤다.
LVMH그룹은 온라인 명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2015년 ‘애플 뮤직’의 이안 로저스 수석 디렉터를 영입해 24S의 디지털 담당 최고책임자로 앉혔다. 고게 CEO는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도 직접 24S를 통해 쇼핑하면서 서비스가 만족스러운지 확인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한국 시장 특성에 맞춰 카카오페이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한국에서 안정된 사업을 구축한 뒤 향후 다른 아시아 국가로도 진출할 방침”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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