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낮 최고기온이 32.7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23일 오후 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앞 대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뉴시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때이른 폭염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에 올해 첫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기상당국은 올 여름도 푹푹 찌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40도에 이르는 기록적 폭염이 장기간 이어졌던 지난해 수준에는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3일 오전 11시를 기해 가평ㆍ이천 등 경기 일부 지역과 대구ㆍ울산, 경북과 경남 일부 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내린 데 이어, 오후 4시에는 24일 오전 11시 기준 서울, 광주, 경기 광명ㆍ과천ㆍ부천 등, 강원 강릉ㆍ동해, 전남 담양ㆍ곡성 등, 경북 상주ㆍ문경 등, 경남 김해ㆍ진주 등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한다고 발표했다.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건 2015년 5월20일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빠르다. 경기 지역도 지난해 6월24일 처음 폭염특보가 발효된 것과 비교하면 폭염이 한 달이나 일찍 찾아왔다. 폭염특보는 전국 곳곳으로 확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 33도 이상 더위가 2일 이상, 폭염경보는 35도 이상 더위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은 대구 달성군 32.7도, 경남 창녕군 32.2도, 서울 서초구 30.6도 등이었다. 기상청은 “대기 상층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는 가운데 대기 하층으로도 제주도 남쪽 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따뜻한 남서류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맑은 날씨에 강한 일사까지 더해져 26일까지 30도를 넘나드는 더위가 이어지겠고 27일 서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비를 내려 더위가 한풀 꺾이겠다”고 예보했다.

평소보다 폭염이 빨리 찾아오며 지난해와 같은 기록적인 폭염이 올해도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기상청은 6~8월 3개월 전망을 내놓으면서 올 여름 기온은 대체로 평년(1981~2010년 평균)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높겠지만 지난해처럼 강한 폭염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올해도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오르는 폭염과 열대야가 자주 나타나겠지만 강원도 홍천 41.0도ㆍ서울 39.6도 등 각각 전국과 서울의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한 지난해보다는 폭염의 강도가 떨어지고 지속기간도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3개월(6~8월) 기상 전망. 기상청 제공

강한 폭염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이유는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을 일으킨 주요 요인이었던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올해는 평년보다 늦게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동준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4월까지 티베트 고원에 평년보다 많은 눈이 덮여 있어 티베트 고기압 발달이 늦어졌다”며 “여기에 제트 기류가 평년보다 남하한 탓에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만큼 북상하지 못하면서, 무더위가 찾아오는 시기가 다소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북쪽 찬 공기가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기세에 눌려 한반도까지 내려오지 못했지만 올 여름엔 때때로 내려와 기온을 끌어내리고 대기 불안정을 일으켜 지역에 따라 집중호우를 유발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종운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장은 “지난해에는 한여름에 태풍도 비켜가며 폭염이 오래 이어졌지만, 올해는 평년과 비슷한 1~3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겠다”며 “엘니뇨 등의 영향으로 강한 태풍이 불어 닥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